"전공의, 끝내 환자 외면...정부, 헌법상 의무 망설임 없이 이행"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후 끝내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 "환자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면서 '망설임 없이'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3일 오후 정부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이번처럼 전공의가 수술실과 응급실까지 비운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에 등 돌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적으로 의료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부의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해야할 본분이며 정부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즉, 한 총리는 헌법 3조에 명시한 국민 건강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의료법 등에 근거한 법적 조치를 에둘러 표현하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엄정한 처벌 의지를 재차 전달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전공의의 업무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이제라도 여러분의 자리로 돌아와주시길 바란다"면서 "여러분의 목소리는 환자의 곁을 지킬 때 비로소 강력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행정안정부 이상민 장관이 TV에 출연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선처 시한을 3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시사하기도 했다.
"2000명 증원, 최소 필요분...의사 부족, 19년 전 의료계 오판 때문"
한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료계에서 제기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규모 결정 비판에도 해명했다. 특히, 이번 2000명 규모의 증원의 원인을 과거 2000년 의약분업 파업 합의 당시 의료계가 요청한 의대 감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19년 전 그 인원(의대 입학정원 351명)을 줄이지 않았다면 지금 있는 의사들 외에 6600명의 의사가 추가로 배출됐을 것이고 2035년까진 1만 명 이상이 충분히 배출됐을 것"이라면서 "과거의 단견과 오판이 현재의 비정상을 부른 것이며, 지금 증원하지 않으면 비정상이 계속 누적돼 후대에 더 큰 부담을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0명 증원 규모가 "과도하지 않고 오히려 필요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강조했다.
내주 의료개혁특위 준비TF 가동...PA간호사 법제화도 시사
이날 중대본은 전공의 공백 장기화에 따른 긴급의료체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재차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긴급 예산 지원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하고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아울러, 기존 내용에서 일부 추가된 내용도 있었다. 우선, 정부가 다음 주(4~10일) 곧바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료개혁 정책 추진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 총리는 "의료개혁 4대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에 즉시 착수하겠다"면서 "의료개혁특위를 구성해 지역필수의사제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정책에 대한 세부적인 실천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개혁 4대 과제란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필수 의료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 △지역의료체제에 대한 투자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부담 완화 등이다.
전주 '진료지원인력(PA) 시범사업' 개시로 전공의 의료 공백 사태 동안 PA 간호사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데 이어 관련 법제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날 한 총리는 "전공의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진료지원 간호사가 안심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보호장치를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발언했다. 앞선 발언에선 '법적 보호를 보장하겠다'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 발언에서 '법적 보호장치를 확실히 마련하겠다'는 표현은 간호계의 법제화 요청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정부는 반드시 의료개혁과 의료 정상화 정책 완료해 국민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면서 현재 의료 불편을 감내하는 국민들에게 재차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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