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관제 펀드’ 필패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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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과 선거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우리나라 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는 별 도움이 못 된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2007년 7월24일 첫 2000을 돌파한 뒤 지금도 2600대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 에스앤피(S&P)500지수는 같은 기간 1511에서 5137로 뛰었을 만큼 시장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펀드의 나라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수료는 많이 떼가면서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공모펀드를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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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과 선거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우리나라 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는 별 도움이 못 된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2007년 7월24일 첫 2000을 돌파한 뒤 지금도 2600대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 에스앤피(S&P)500지수는 같은 기간 1511에서 5137로 뛰었을 만큼 시장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양국의 집권세력이 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낙관적인 경기·주가 전망을 심어주기 위해 애쓴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그 결과가 선거 직전 해의 높은 주가 상승률로 나타나곤 했다. 지난 60년 동안 에스앤피500 지수는 대통령 선거 직전 해에 평균 24.6% 상승하고, 선거가 있는 해엔 13.2% 상승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에도 24.2% 상승해 과거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미국은 펀드의 나라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수료는 많이 떼가면서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공모펀드를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됐다. 그런 가운데 정부가 조성을 주도한 펀드들이 계속 만들어졌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에선 ‘녹색성장펀드'로 불리는 상품들이 쏟아져나왔다. 정부의 세제 혜택을 등에 업고 한때 50여개에 이른 녹색성장펀드는 2009년 한때 평균수익률이 58.6%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권 말기로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며 자취를 감췄다.
‘통일은 대박’이란 구호를 내건 박근혜 정부에선 2014년 ‘통일 펀드’가 나왔다. 정부 지원은 없었지만 초기엔 수익률이 높았다. 그러나 점차 수익률이 떨어지더니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집중 투자) 펀드가 한때 이름값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20조원 규모의 뉴딜펀드를 민간과 매칭해 조성·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산업은행을 통해 6000억원을 지원했는데, 정권이 바뀌자 ‘뉴딜’이란 말이 아예 사라졌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26일 상장사 주가 저평가 해소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는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사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한다는 내용도 있다. 12월에 이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제 지원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발표가 나오자 실망 매물이 대거 쏟아져나왔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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