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국’의 기후기금 삭감 [편집인의 원픽]


기후대응기금은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2022년 처음 설립됐다. 2023년 예산은 2조4867억원이었고, 2024년 정부 예산은 2조4158억원이었으나 국회 심의 과정을 거쳐 2조3918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보다 949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예산 규모가 이렇게 줄어드니 관련 예산들도 전반적으로 칼질을 당했다. 도시열섬을 줄이고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해 도심에 숲을 조성하는 ‘탄소중립도시숲조성 사업’, 순천만국가정원처럼 생태계 훼손지를 복원하는 ‘도시생태복원사업’, ‘공공건축물그린리모델링’ 사업 등이 모두 지난해에 비해 지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는 기후대응기금을 마련할 법적 토대를 마련했고 대외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을 선언했다. 그런데도 국제환경단체들로부터 ‘기후악당국’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적은데다 온실가스 배출량, 석탄 발전소 가동률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국제 평가기관인 저먼워치와 기후 연구단체인 뉴클라이밋 연구소, 환경단체 클라이밋액션네트워크(CAN) 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연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발표한 주요국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평가에서 한국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64개국 가운데 61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후 순위에 있는 나라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모두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꼴찌나 마찬가지다.

-올해 기후대응기금 규모가 많이 삭감된 배경은.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이 2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6000억원(4.7%) 삭감된 여파다. 기후대응기금은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전체 142개 사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탄소중립기반구축’ 부문이 83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탄소중립기반구축 부문은 전체의 84% 정도가 녹색기술과 관련된 R&D 사업이다. 올해 전체 R&D 예산이 이례적으로 크게 삭감되면서 71개 R&D 사업 중 53개가 유탄을 맞게 된 것이다.”
-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기후대응기금 사업을 삭감한 건지.
“기후대응기금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진 않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탄소중립 사회 이행을 위해 기후대응기금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알지만 긴축 기조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폭 조정됐다는 취지다. 문제는 삭감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탄소흡수원조성 및 지역공정 전환 등 시민들의 삶이나 미래 녹색기술 확보와 관련된 사업들의 지출 규모가 줄어든 점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산업부의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은 63억여원에서 387억여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증액 사업 선정 기준 역시 모호한 점이 있다.”
-여당은 기후대응기금을 2027년까지 5조원으로 확대한다고 공약했는데.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국민의힘 총선공약에는 기후대응기금 수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세부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기후대응기금 문제는 자체 수입원이 매우 빈약하다는 점이다. 기후대응기금의 자체 수입원은 온실가스 배출권이 사실상 유일하다. 전체 수입 중 16%(2023년 계획 기준)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회계나 기금 등 외부 재원을 끌어다 기후대응기금 수입을 메우는 셈이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권을 통한 자체 수입이 늘어나도록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배출권은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기업이나 기관에 할당하는 것인데 돈을 받는 유상할당 비중은 10% 정도 밖에 안 된다. 정부가 산업계 눈치를 보느라 유상할당 비율을 늘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근본적인 제도 개혁 없이 기금만 늘리겠다는 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다.”
황정미 편집인
[단독] 2024년 기후기금 대폭 삭감… 녹색 R&D사업 ‘직격탄’ [심층기획-2024년 기후기금 대폭 삭감]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228517097
기금 자체 수입원 ‘온실가스 배출권’ 유일… 2023년 유상할당수입 실적 21%로 추락 [심층기획-2024년 기후기금 대폭 삭감]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228517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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