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킬러' 윤동희 "류현진 선배님 만난다니 꿈 같아" 수줍은 고백, 오락 같은 맞대결 기대 [오키나와 인터뷰]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양정웅 기자 2024. 3. 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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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양정웅 기자]
롯데 윤동희가 2일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윤동희가 지난달 25일 지바 롯데와 교류전에서 사사키 로키에게 2루타를 터트리고 2루를 밟았다.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를 상대로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던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그에게도 '코리안 몬스터'와 맞대결은 기대되기만 한다.

윤동희는 2일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사키와도 인사하고 싶었는데, 류현진 선배님하고는 악수하고 싶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윤동희는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는 지난 25일 오키나와현 이토만 니시자키 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 2024시즌 스프링캠프 교류전 2차전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 1회 초 첫 타석부터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리는 등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도 있는 성적이지만, 그 상대가 사사키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사키는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바 롯데에 지명됐다.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뿌리는 강속구 우완 투수로 전 세계 야구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사키는 통산 46경기 19승 10패 283⅔이닝 376탈삼진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15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9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없이 1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가 지난달 2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동희(왼쪽 2번째)를 포함한 롯데 선수단이 25일 지바 롯데와 경기 종료 후 미팅을 갖고 있다.
그런 사사키를 상대로 윤동희는 패스트볼을 공략해 장타를 만든 것이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윤동희는 "신기했다. TV에서만 보던 사람이 있어서 인사하고 싶었다"고 웃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 그는 "타석에서 어떻게든 쳐보려고 준비를 열심히 했다. 들어가서 신기하긴 했는데 집중했다"면서 "80% 정도로 맞았는데 수비 위치가 오른쪽으로 옮겨져 있어서 코스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사키를 두들긴 건 아니다. 사사키도 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두들기지 않았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사사키도 사사키지만, 이번 오키나와 캠프 최대의 화제는 바로 류현진(37)의 한화 이글스 복귀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22일 친정 한화와 8년 170억 원의 KBO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통해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23일 곧바로 한화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그는 두 차례 불펜 투구를 소화한 후, 지난 2일 타자를 세워놓고 진행하는 라이브 피칭 65구도 완료했다. 류현진은 최고 139km의 볼로도 두 번이나 타자의 배트를 부러뜨리며 화제가 됐다.

류현진은 윤동희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활약했던 선수다. 당연히 신기할 수밖에 없다. 윤동희는 "사사키와도 인사하고 싶었는데, 류현진 선배님하고는 악수하고 싶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말 꿈 같다. 항상 TV에서 보던 분이다. 만약 칠 수 있다면 정말 재밌게 하려고 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화 류현진이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윤동희는 사실 이미 류현진에 대한 학습(?)이 진행된 상태였다. "(류현진의) 구종을 알고 있다"고 말했던 그는 이윽고 "게임으로 나름의 대비를 했다. 항상 카드가 너무 좋아서 저는 영입할 수도 없었다. 고전을 했다"며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그만큼 게임에서만 보던 선수를 실제로 만나는 일은 설렐 수밖에 없다.

이미 이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윤동희는 "작년에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도 김광현(SSG) 선배님이나 양현종(KIA) 선배님을 상대할 때 압박감도 있고 '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김)민석이랑 얘기하다가 '모바일 게임에서나 나오던 분들을 상대하는 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못 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즐기고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이는 결과도 증명됐다. 지난해 윤동희는 김광현을 상대로 8타수 4안타(타율 0.500)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양현종에게도 안타를 뽑아냈다(5타수 1안타).

지난해 프로 2년 차 시즌을 맞이한 윤동희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4월 중순 1군에 콜업된 그는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빠르게 1군에 적응한 윤동희는 전반기를 타율 0.321이라는 호성적으로 마쳤다. 좋은 타격을 이어간 그는 결국 이의리(KIA)의 대타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선발, 6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병역특례까지 받았다. 윤동희는 지난 시즌 107경기에 나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3도루 OPS 0.687의 최종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맨 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선수단 상견례에서 윤동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임 김태형(57) 감독은 윤동희에게 채찍과 당근을 함께 주고 있다. 윤동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어린 선수나 베테랑이나 자기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며 서늘한 경고도 날렸다. 윤동희는 "모든 선수가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 경쟁이다"며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오시고 더 좋다. 야구장에서 영향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중력도 생기고, 코치님들도 새로 오셔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팀다운 팀이 되라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2024시즌 개막, 윤동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출발할까. 그는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게 첫 번째다. 개인 성적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고민해봤는데, 개인 성적이 좋아야 팀이 이기기 때문에 가을야구에 간다면 내 성적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 경기 안타 하나씩 치는 게 목표다. 그렇게 해도 144개다. 그래야 몸 관리도 잘하고 경기장에서 몰입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 윤동희.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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