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어린 별의 성장을 방해하는 자외선 바람

박정연 기자 2024. 3. 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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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오리온 성운의 모습을 찍었다.

이 영역에선 거대한 별들이 원자외선(FUV)에 의해 이온화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리비에 베르나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CNRS)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별과 별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외선 바람'이 어린 별의 원시 행성 원반에서 가스를 떼어내 별의 질량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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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오리온 성운의 모습을 찍었다. 사진의 오리온 성운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모습이다. 왼쪽 아래는 성운의 일부분이며 오른쪽 위는 뜨거운 플라즈마를 품은 영역이다. 이 영역에선 거대한 별들이 원자외선(FUV)에 의해 이온화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원자외선은 자외선 중 파장이 광선보다 훨씬 짧은 부분을 뜻한다.

올리비에 베르나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CNRS)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별과 별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외선 바람'이 어린 별의 원시 행성 원반에서 가스를 떼어내 별의 질량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질량이 작은 어린 별들은 먼지와 가스로 이뤄진 원시 행성 원반에 둘러싸여 있다. 이 원반들은 별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학계에선 원시 행성 원반이 어린 별의 성장을 위해 충분한 양의 가스를 공급하지 못하는 원인에 주목했다. 그간 이론적 모델은 원시 행성 원반이 외부 방사선에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한 광증발이 일어나면서 행성 형성에 필요한 가스가 분산된다는 것이었다. 광증발은 고에너지를 가진 복사선이 기체를 이온화해 천체의 대기를 날려버리는 현상이다. 기존 기술로는 이러한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선 원시 행성 원반이 원자외선에 의해 가스를 잃는 과정을 처음으로 관찰했다. JWST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거대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오리온 성운 내부에 위치한 원시 행성 원반인 'd203-506'을 관측해 얻은 성과다. 

연구팀은 d203-506에서 원시 행성 원반 표면이 강한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영역인 광해리 영역(PDR)을 관측한 뒤 분석했다. 이를 통해 d203-506이 원자외선의 영향으로 아주 빠르게 질량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계산 결과 d203-506에서 질량이 손실되는 속도는 100만년 내에 원반 안에서 가스를 거의 제거해 가스가 형성되는 능력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원자외선이 일으키는 광증발이 원시 행성 원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최초의 증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최근 태양계에 대한 연구들은 태양계가 하나 또는 그 이상의거대한 별들을 포함하는 항성단에서 형성됐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태양계 자체가 원자외선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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