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는 저축은행의 봉?…카드론보다 비싸고, 신용 높아도 대출금리는 더 높아[머니뭐니]

2024. 3. 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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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평균 금리 저축은행이 2.9%p 높아
조건 적고 단기 가능한 카드론 선호 현상
서울 중구 대로변에 카드 관련 광고 문구가 붙어있다. 문혜현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진 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줄줄이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을 초과하는 대출자의 카드론 금리가 저축은행 신용대출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만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작년 전체 여·수신 규모를 10조원 넘게 대폭 줄이는 등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문제는 카드사들 또한 지난해 당기순익이 감소해 올해부터 허리띠를 졸라 매고 금리를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은행권에서 시작된 ‘스트레스 DSR’이 하반기부터는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내년부터는 신용대출에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급전 창구는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새로 취급한 30개 저축은행(DB·IBK·JT·JT친애·KB·NH·OK·OSB·SBI·고려·다올·동양·모아·삼호·상상인플러스·세람·스마트·신한·애큐온·예가람·우리금융·웰컴·참·청주·키움·키움YES·하나·한국투자·한성·한화)이 신용점수 900점 초과자에 적용한 금리는 10.6~19.9% 수준이다.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평균 금리 공시 대상이다.

반면 같은 기간 8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가 신용점수 900점 초과자에 지급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는 10.96~13.14%로 상단이 저축은행보다 훨씬 낮다. 업권 평균으로 봐도 카드론이 12.0%, 저축은행이 14.9% 수준을 보였다.

일부 저축은행은 900점 초과 대출자에게 801~900점 대출자보다 더 많은 가산금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A저축은행이 기준금리 4.39%에 900점 초과 대출자에겐 9.98%포인트의 가산금리를, 801~900점 대출자에겐 9.14%포인트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이다. 다른 저축은행은 두 집단의 가산금리 차이가 3.21%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는 올해 신용대출을 비롯한 여신 사업을 대폭 축소한 저축은행이 고신용자에게 신규 대출을 거의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계신용대출 금리대별 취급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1월 30개 저축은행이 10~12%이하로 내어준 대출 비중은 4개 은행을 제외하고 10%대에 그쳤다. 모수가 적다 보니 평균금리가 더 높게 산출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도 비슷했지만 조금 더 많았다. 같은 기간 8개 카드사들이 10~12% 이하로 내어준 카드론 비중은 20% 수준이었다.

또 저축은행과 카드사 대출 기준이 다른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신용점수 외에도 다중채무 여부, 대출 한도 등과 관련해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신용평점이 높아도 개인 채무 및 금융자산 상황 따라 내부 심사 결과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두 업계는 연체율이 더 오를 상황을 대비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충당금을 쌓는 등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상호저축은행업권은 예금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반면 대출금리를 0.10%포인트 올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4곳의 지난해 말 평균 연체율은 1.34%로 전 분기(1.4%)보다 0.6%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는 상각 채권 증가 영향이란 설명이다. 이들 4개사의 연체율은 2022년 2분기(0.82%)부터 5분기 연속 상승한 후 잠시 소강상태다.

충당금은 더 쌓았다. 4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대손 비용 및 충당금 전입액 총액은 지난해 2조4232억원으로, 2022년(1조4700억원) 보다 65%나 급증했다. 개인 워크아웃 증가 등 대출자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향후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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