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의 하입 보이?'…AI 커버곡에 대한 AI의 대답 [일문Chat답]

최근 AI 커버곡들 인기 상승
비틀즈, AI 기술 활용해 신곡 발표하기도
챗GPT "음악 생성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 발생 가능…적절한 대응 필요"
전문가 "퍼블리시티권 침해·저작권법 위반 우려"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프레디 머큐리가 부른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임재범이 부른 뉴진스의 '하입 보이(Hype Boy)'.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심심찮게 볼 수 있는 AI 커버곡들입니다.

AI 커버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기존 음원에서 원가수의 음성을 분리한 후, AI 학습을 통해 습득한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입혀 만든 음악을 말하는데요.

'최애' 가수의 목소리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가수와 노래의 조합으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활용한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 AI 커버곡은 작성일 기준 조회수 126만 회를 넘기는 등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틀즈, AI 활용해 마지막 신곡 발표하기도

'나우 앤 덴(Now And Then)' 앨범 커버 / 사진 제공 = 애플 레코드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AI 기술을 통해 다시 듣는 작업은 음악·방송계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존 레논의 목소리를 담아 만든 비틀즈의 마지막 신곡 '나우 앤 덴(Now And Then)'이 공개됐습니다.

국내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고(故) 김광석, 임윤택, 터틀맨 등이 AI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작자들과의 협의 없이 만들어진 경우가 많고, 가수들의 실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저작권 문제 역시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AI 커버곡 게시자들이 '해당 음원은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다'고 명시해두었어도 원곡자의 동의 없는 음원 가공과 배포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목소리가 초상권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이제는 퍼블리시티권 범위에 속한다"며 "(AI 커버곡 제작은) 퍼블리시티권과 원곡에 대한 저작권법을 어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AI 커버에 대한 이런 논쟁, 대화형 인공지능(AI)서비스인 챗GPT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MBN은 챗GPT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챗GPT "음악 생성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 발생 가능…적절한 대응 필요"

사진 =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캡처

챗GPT는 "AI가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재현함으로써 음악적 창작물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은 가수나 음악 프로듀서들에게 창작 프로세스를 보조하거나 영감을 주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원본 가수의 창작물에 대한 공정한 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AI가 음악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한음저협 "AI 기술 발전과 함께 창작물 저작권 문제에 노력 기울일 것"

지난 1월 30일 열린 AI 표기 의무화를 위한 국회 공청회 현장. / 사진 제공 =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문가들은 "AI커버에 사용된 바와 같이 딥러닝 기술로 목소리를 복제하는 것은 나아가 '보이스 피싱'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인이 된 가수의 목소리를 사용해 AI 커버를 제작한 경우 존엄성 훼손 등의 윤리적인 문제도 마주할 수 있다"며 AI 윤리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허가 안 받고 사용해 AI 커버를 만든다면 일차적으로는 원곡 자체에 대한 저작권 침해, 그다음으론 목소리 주인에 대한 일종의 초상권 침해가 된다"며 "재미를 위해 만들지만, 실정법 2개를 다 어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생산물에 대한 논의가 화두에 오르는 만큼, 작년 12월 유럽연합(EU)는 세계 최초로 AI로 생성한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아울러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학습 데이터를 이용한 경우, AI 개발사가 사용한 저작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 추가를 검토 중입니다.

유튜브는 작년 11월 자사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향후 몇 달 안에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AI가 만들었다'는 표시를 붙이도록 할 것"이라며 "유튜브 사용자가 AI에 의해 제작된 콘텐츠를 볼 때마다 해당 사실을 알려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생성형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법 도입을 위한 국회 공청회를 개최하며 AI 콘텐츠와 관련한 저작권 문제를 논했습니다.

한음저협 측은 "저작자들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 없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선제·예방적인 입법 대응이 필요하다"며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