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은 꼭 빼주세요"…김밥 먹기 전 벌벌 떨었는데 '반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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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씨뿐만 아니라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반전' 소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복지부의 발표 이후 업계에서도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햄을 위주로 홍보하는가 하면, 과거 아질산나트륨이 암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아질산나트륨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다고 알리면서 식품첨가물로 섭취해도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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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서 햄은 빼고" 소비자 우려 커졌지만
"첨가 극소량…945개 한 번에 먹어야만 위험"
#건강식을 즐겨 먹는다는 30대 직장인 류모 씨는 김밥의 햄은 꼭 빼고 먹는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김밥 햄 속 성분인 아질산나트륨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 사실을 알게 돼서다. 류씨는 "건강이 걱정됐다"며 "어렸을 때만 해도 김밥에 햄이 없으면 먹지 않았는데,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했다고 하니 꺼림직한 마음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류씨뿐만 아니라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반전' 소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복지부의 발표 이후 업계에서도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햄을 위주로 홍보하는가 하면, 과거 아질산나트륨이 암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을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경우, 그 양이 매우 적어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29일 식약처에 따르면 아질산나트륨은 깡통 햄을 비롯해 김밥용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이 가진 고유의 색을 유지하도록 하는 발색제로 쓰인다. 보툴리누스균 증식을 억제해 식중독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식약처는 아질산나트륨이 암을 일으킨다는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질산나트륨 자체는 발암성이 없으나 아질산나트륨과 육류 단백질 중 아민이 결합해 생성된 나이트로사민에 대한 발암 위험성 논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2017년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아질산나트륨에 대해 "일상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발암성 문제는 없다"고 밝혔고, 국제암연구소(IARC)도 "아질산나트륨의 사람에 대한 발암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945개 먹어야 위험"…'자살위해물건' 지정 걱정 안 해도 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아질산나트륨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다고 알리면서 식품첨가물로 섭취해도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복지부는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달리 분류되지 않은 해독제 및 킬레이트제에 의한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 아질산나트륨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 아질산나트륨은 식품첨가물과 다르다. 복지부가 지정한 아질산나트륨은 식품이 아닌 안락사 약 등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최근 호주, 일본 등에서 신종 극단 선택 수단으로 보고되면서 관리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식품첨가물에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은 식중독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항산화 효과 및 향미 증진 등을 위해 육제품에 극소량 첨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그 사용기준은 식약처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아질산나트륨 자체를 한 번에 다량(약 5~13g) 섭취 시 혈액 중 산소부족으로 청색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5g에서 13g에 해당하는 아질산나트륨을 김밥용 햄으로 환산하면, 365개에서 945개에 해당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먹기는 힘들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양이 국제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인 0~0.07㎎/㎏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의 아질산나트륨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1.65%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라며 "아질산염은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고추, 무, 조개 등에도 천연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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