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지도부 '무혈입성'에도 '비명횡사' 줄탈당 가능성은 '글쎄'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입력 2024. 3. 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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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정식 등 포함한 지도부 총선 본선 무혈입성
가뜩이나 공천배제된 비명계 불만은 고조…홍영표, 임종석 등 반발
비명계 이탈이 '줄탈당'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
이인영, 전해철 등 文정부 장관 출신 의원들도 대거 공천
반면 친명계 안민석, 변재일, 노웅래 등 이재명 측근 중진들은 컷오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2일) 인천 계양을에 단수 공천됐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등을 포함한 지도부 인사를 현 지역구에 단수 공천하는 등 무혈입성 시키면서, 가뜩이나 공천에서 배제돼 반발하던 비명(非이재명)계의 불만이 더욱 고조된 모양새다.

다만 민주당이 비명계·친문(親문재인) 핵심 이인영, 전해철 의원 등은 물론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직을 역임한 비명계 인사에게 단수공천을 단행하는 등 균형을 잡으려는 모양새를 내비친 만큼, 비명계 이탈이 '줄탈당'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도부 '무혈입성'에 탈락자는 '비명횡사' 반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일 이재명(초선·인천 계양을) 대표와 조정식(5선·경기 시흥을) 사무총장 등을 현 지역구에 단수공천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 대표와 조 총장은 단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심사 평가를 받았고 검증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이 대표와 조 총장의 경우는 워낙 (경쟁 후보들과) 점수 차이가 많이 났다"고 단수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윤창원 기자

전날에는 친명계 좌장 정성호(4선·동두천·양주·연천갑), 수석사무부총장 김병기(재선·동작갑), 조직사무부총장 김윤덕(재선·전북 전주갑), 전략기획위원장 한병도(재선·전북 익산을) 의원 등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로써 민주당 지도부 인사 대다수가 단수공천과 함께 총선 본선 무혈입성에 성공하면서 친명(親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공천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당 지도부 인사들이 대거 단수공천을 받으며 강세를 이어간 반면, 비명계에서는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명횡사(非明橫死)'를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 인천 부평을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친문계 좌장 4선 홍영표 의원은 이날 SNS에 "눈속임 정치가 아닌 곧은 정치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고,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SNS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지금은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 '후보의 시간'으로 이해해 달라. 숙고 중이다"라고만 전했다.

'줄탈당' 번질까…文정부 장관 출신 의원들도 대거 공천

그러나 컷오프된 일부 비명계의 이탈이 '줄탈당'으로까지 번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한번 당을 떠나면 '다음 기회'도 사라질 수 있다는 의원들 개인의 우려 때문이다. 당 지도부에 소속된 한 의원은 "지금까지의 총선 본선을 치른 대다수 의원들이 개인기가 아닌 당 이름 때문에 당선된 사례가 더욱 많다. 솔직히 국민들이 홍영표 의원이 살든 말든 신경이나 쓰겠나"라고 말했다.

심지어 비명계 5선 설훈 의원조차도 지난달 26일 CBS라디오에서 "'나의 당원 동지들이 나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미련들이 있어서 쉽게 (탈당) 선택을 못하고 '경선이라도 하자', 이런 생각들을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비명계의 탈당을 망설이게 하는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친문 핵심 4선 이인영 의원을 '텃밭' 서울 구로갑에 단수공천하고, 마찬가지로 비명·친문 3선 전해철 의원을 자신의 지역구 경기 안산 상록갑 경선에 붙이기로 하는 등 이른바 '명문(明文·이재명-문재인)충돌' 확전 자제에 나선 상황이다. 지도부가 최소한의 균형 공천을 한 모양새를 취한 만큼 비명계의 탈당도 그만큼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전해철 의원, 김영주 국회부의장 등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법관 임명동의안 표결을 준비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또 탕평책의 연장선상에서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현역 의원들도 이번 공천에서 살아남은 점도 '탈당 러시(Rush)'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당은 문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전해철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준 것은 물론, 이인영(전 통일부 장관), 진선미(전 여성가족부 장관), 권칠승(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정애(전 환경부 장관) 의원도 현 지역구에 단수공천했다.

당은 그러면서 동시에 친명계 5선 안민석(경기 오산), 변재일(충북 청주청원), 4선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 등 이 대표 측근 중진들은 컷오프했다. 이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친문-친명 갈등 프레임에 동의하기 어렵다. 친문 핵심은 임종석 전 실장이 아니라 노영민 전 실장이다. 그런데 핵심인 노 전 실장은 경선에 가지 않나"라며 "반대로 변재일 의원이야말로 이 대표를 계속 도운 숨겨진 좌장"이라고 말했다.

이탈자들 수도권·충청 출마하면 야권표 분산 우려

다만 이탈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손잡고 자신들의 현 지역구에 출마했을 때 민주당도 출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한, 혹은 이탈 가능성이 있는 비명계 의원들의 현 지역구 대부분이 표심에 민감한 수도권 혹은 충청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홍영표, 설훈 의원은 각각 인천 부평을과 경기 부천을이 지역구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설 의원은 오는 4일 부천을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되 추후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하던 임종석 전 실장도 과거 이 지역에서 내리 2선을 했다. 이들이 신당에 입당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야권표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권 지역 의원들 일부도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로 넘어가고 있다. 대전 대덕구 현역 박영순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반발해 민주당 탈당과 함께 지난달 28일 새로운미래로 입당했다. 여기에는 이미 충남 논산·계룡·금산군 현역 김종민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다. 김 의원은 현재 세종갑 혹은 서울 용산 출마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당내 공천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현역 의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도 민주당에 부담이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현역 일부가 위성정당으로 당적을 옮겨야 민주연합이 총선에서 투표용지 기호 앞 번호를 확보할 수 있는데, 최근 공천 내홍으로 현역들이 합류를 꺼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오는 22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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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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