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도 챙겨먹는 ‘이것’…연 매출 1700억 기업된 비결은 [남돈남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4. 3. 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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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혁 ‘뉴트리원’ 대표의 성공 비결은

“오른쪽 귀는 아예 안 들려요. 시력에도 문제가 생긴지 꽤 됐습니다. 약 10년 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돌발성난청이 왔는데, 상장 준비 중일 때라 너무 바빠서 병원에 못 갔어요. 치료시기를 놓쳐 청력을 잃었네요. 창업해서 기업을 안정궤도에 오르게 하고 키우려면 온몸을 갈아 넣듯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사업은 전쟁이거든요.” <권진혁 뉴트리원 대표>

권진혁 뉴트리원 대표. <사진 제공=뉴트리원>
‘이너 뷰티(inner beauty)’ 시장에서 연 매출액 2000억원에 육박하며 급격히 성장해온 기업이 있다. ‘이효리 콜라겐’으로 잘 알려진 ‘비비랩’ 콜라겐 개발·판매 기업 ‘뉴트리원’이다.

권진혁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뉴트리원은 ‘비비랩’ 콜라겐을 필두로 여러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약 1700억원으로, 대표 제품인 비비랩 콜라겐은 2019년 출시 이후 2030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며 지난해까지 누적 기준 약 5억1000만포 판매됐다.

이너 뷰티는 내면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이너(Inner)’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뷰티(beauty)‘의 합성어이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몸에 바르는 화장품만으로는 부족하며, 피부 등을 좋게 만들어 주는 영양소 등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화장품·미용 업계에서 ‘먹는 화장품’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이너 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이 앞다퉈 다양한 이너 뷰티 식품을 출시했다. 그 중 하나가 콜라겐으로, 뉴트리원의 비비랩 콜라겐은 한때 ‘전지현 콜라겐’으로 여성들에게 크게 주목받았다. 유명 배우 전지현 씨가 제품 모델을 맡아 오다가 최근에는 가수 이효리 씨로 모델이 바뀌었다. 지금은 ‘이효리 콜라겐’으로 불린다.

뉴트리원의 브랜드는 △비비랩(이너 뷰티 브랜드) △뉴트리원라이프(종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164(눈 건강 전문 브랜드) △르시크릿(중년 여성을 위한 종합 이너 뷰티 브랜드) △비타슈넬(독일산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디페토(반려동물 영양제 전문 브랜드) △마이퍼즐(개인 맞춤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 브랜드) 등 7개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대만 등 80개국 이상에 뉴트리원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해외 여러 오프라인 매장에서 뉴트리원의 제품이 입점돼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에이치마트(H마트), 홍콩·마카오에서는 ‘샤샤(Sasa)’, 싱가포르 ‘가디언(Guardian)’, 말레이시아 ‘왓슨스(Watsons)’, 미얀마 ‘시티 케어(City Care)’, ‘쉐 오 파마시(Shwe Ohh Pharmacy)’, ‘메디케어(Medicare)’, ‘클로버(Clover)’ 등에서 뉴트리원 제품이 판매 중이다.

뉴트리원의 이너 뷰티 브랜드 ‘비비랩’의 ‘저분자 콜라겐 인텐시브’. <사진 제공=뉴트리원>
매출액이 많이 창출되는 핵심 브랜드는 ‘비비랩’, ‘164’이다. 인구의 고령화, 컴퓨터·휴대폰 등 의 잦은 사용으로 시력이 떨어졌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기식 시장도 커지고 있다.

“뉴트리원의 눈 건강 전문 브랜드 ‘164’가 빠르게 성장 중인데, 대표 제품인 ‘루테인지아잔틴164’는 눈 황반의 구성 물질인 루테인, 지아잔틴을 체내 혈중 농도와 동일한 16:4의 비율로 배합한 건기식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섭취 편의성 높이고
‘콜라겐 섭취 필요성’ 강조
합리적 가격까지 더해져 판매량 급증
경쟁이 매우 치열한 우리나라 ‘이너 뷰티’ 시장에서 비비랩 콜라겐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권진혁 뉴트리원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을 꼽았다. 뉴트리원은 2019년 ‘비비랩’ 콜라겐을 출시할 때 제품 모델로 여자 배우이자 톱스타인 전지현 씨를 발탁했다.

“비비랩은 이너 뷰티 업계 최초로 톱스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적극 강화했고, 업계 최초로 분말과 젤리 등 다양한 형태의 콜라겐을 개발해 섭취의 편의성도 높였습니다. 저분자 피쉬콜라겐 특유의 비린 맛이 없는 새콤달콤한 과일 맛으로 개발해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콜라겐을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호평 받은 것 같습니다.”

콜라겐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제품 판매량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콜라겐은 피부, 관절, 뼈 등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피부 진피층의 주성분으로 아주 중요합니다. 비비랩은 콜라겐의 중요성, 섭취의 필요성 등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며 콜라겐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루 1포 꾸준히 챙겨 먹어도 부담 없는 합리적인 가격(현재 1통에 2만원 안팎)까지 더해 출시 약 1년 만에 누적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했죠.”

프랑스 생수 ‘에비앙’ 들여온 유통 전문가
3천만원 갖고 ‘뉴트리바이오텍’ 설립
상장·매각·재창업한 ‘연쇄 창업가’
권진혁 뉴트리원 대표는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가 됐을까. 권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꽤 유명하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해온 ‘연쇄 창업가’이기도 하다.

그는 1995년 한보그룹에 입사해 한보그룹이 프랑스산 고급 생수 ‘에비앙’을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신사업 등을 담당했다.

“1995년에는 우리나라에 물을 사먹는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누가 돈 주고 물을 사먹어’라는 인식이 만연했지요. ‘에비앙’을 수입해서 우리나라에 유통하는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어떻게 생수 시장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에비앙의 한국 독점 수입권을 따낸 후 호텔 객실 안 ‘미니바(술, 탄산음료, 과자 등을 판매하는 소형 냉장고)’에 에비앙을 넣는 전략을 썼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했던 그는 회사 생활에도 충실했다. 하지만 평생 직장인으로만 살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1997년 외환위기(IMF)가 터져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금리가 치솟았을 때 그는 오히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해 부동산을 구입했다.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넘쳐나던 때였기 때문에 그를 뜯어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역발상 전략은 적중했고,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사업 종잣돈을 마련했다. 2001년 사표를 냈다. 이듬해 3000만원으로 ‘뉴트리바이오텍(현 코스맥스엔비티)’을 설립하고 창업가로 변신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세계적인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를 거느린 코스맥스그룹 계열사로, 건강기능식품 ODM 기업이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코스닥 상장사로,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 3282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뉴트리바이오텍은 의약품, 화장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기획해서 판매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구해서 해당 제품을 생산한 후 공급하는 사업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타 공장에 제품 생산을 맡기는 게 아니라 자체 공장을 짓고 직접 제조업에 뛰어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07년 공장 용지를 매입하고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을 준비했죠. 고객사에게 OEM, 즉 위탁 생산 의뢰를 받아 2008년 초 유산균 첫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세계 금융위기 사태로 회사가 큰 타격을 받아 적자가 됐어요. 자금줄이 막혔고, 살던 집도 팔아 하루하루 겨우 버텼습니다.”

권 대표는 이를 악 물었다. 새로운 고객사 확보를 통해 매출액을 키우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 회사, 제약회사 중에 자사 자체 공장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생산하는 게 아니라 OEM·ODM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회사를 찾았다. 이 회사들 중에 위탁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이 있었고, 그 회사들의 위탁생산을 맡아 고민을 해결해주면서 새로운 고객사들이 늘었다. 뉴트리바이오텍은 2009년 흑자 개선에 성공했고,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창업자인 권진혁 대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뉴트리바이오텍 지분 일부를 2014년 코스맥스그룹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 후에도 뉴트리바이오텍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5년 뉴트리바이오텍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이후 권 대표는 2019년 장내·장외매도 등을 통해 뉴트리바이오텍 지분을 매각했다. 뉴트리바이오텍은 2019년 3월 상호를 현재 상호인 코스맥스엔비티로 변경됐다.

“상장을 준비하던 때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 등으로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는 돌발성난청이 왔어요. 돌발성난청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대요. 당시 너무 바빠서 병원에 못 갔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어요. 신이 있다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겠지요.”

건강기능식품 OEM·ODM 사업을 하면서 자체 브랜드 사업을 해보고 싶어졌다. 뉴트리원을 시작한 이유다.

권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뉴트리원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사내벤처를 설립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중이며, 2022년 자회사 ‘딥런’을 설립해 화장품, 칫솔, 디퓨저 같은 생활용품 개발·판매 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 해외 시장도 더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면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 그것이 뉴트리원의 존재 이유입니다. 의사, 약사, 영양학 박사 등 건강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연구해 고품질의 건강기능식품 등을 선보이고,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신수현 기자

*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고 많이 팔리게 된 배경, 해당 기업의 경영 전략 등을 담는 연재 코너입니다. 아래 기자페이지의 ‘+구독’을 누르시면 놓치지 않고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 중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팔린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 유튜브 ‘팩토리5F’에서 ‘뉴트리원’의 콜라겐(이효리 콜라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뉴트리원 콜라겐 생산 과정을 자세히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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