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9년 한 풀어준 '신데렐라'의 인생 역전, 외야 갔다면 다 망할 뻔 했다 [SC캠프 in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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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외야 갈 뻔 했었어요."
신민재가 외야로 전향했다면, LG 트윈스의 29년 한이 풀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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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외야 갈 뻔 했었어요."
신민재가 외야로 전향했다면, LG 트윈스의 29년 한이 풀릴 수 있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제서야 말할 수 있다'와 다름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다.
LG는 지난 시즌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우승 동력이 있었지만, 이 선수를 빼놓고 LG 우승을 얘기하기는 힘들 것 같다. '신데렐라' 신민재. 지난 수년 간 LG의 고질이었던 2루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줬다. 시즌 도중 신민재가 주전 2루수로 자리잡으며 팀이 공-수에서 탄탄해졌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 기회를 얻으니 타격도 쏠쏠하게 잘했다. 약점이라던 수비도 부족함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신민재 때문에 우승을 못했다. 정규시즌부터 신민재 때문에 진 경기가 너무 많았다. 공-수 모두에서 신민재로 인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을 정도다.
이제 신민재는 확실한 주전 대우를 받는다. 염경엽 감독도 2루 경쟁에 대한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는다. 신민재가 주전이라는 의미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신민재는 "준비는 늘 똑같이 하는데, 확실히 캠프에서의 느낌이 다르기는 하다"고 했다. 그럴만 하다. 주전급 선수들과 함께 타격 훈련 '메인조'에 포함됐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없는 일이었다. 신민재는 "작년까지는 수비와 주루 훈련에 비중이 많았다면, 올해는 전체적으로 고르게 비중을 두고 연습을 한다"고 밝혔다.
신민재는 "마음이 편해졌느냐"는 말에 "편하다.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벌써 자만한 걸까. 절대 아니다. 신민재는 "정해진 것 외에 내 걸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전에는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벅찼다. 하지만 지금은 정해진 훈련 후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있으면 추가로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주전 대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 내 책임감이 더 커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재는 작년의 반전에 대해 처음에는 꿈도 못꿨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주전이 될 거라고는, 개막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시즌 치르는 게 너무 재밌었다. 주전 첫 해 우승까지 하니 운이 좋았다. 재밌게 야구를 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신민재는 "내 원래 포지션은 내야수다. 그런데 지난 시즌을 앞두고 대주자 역할에 더 집중시키기 위함인지 외야 수비 백업 얘기가 나왔다. 그렇게 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김일경 수비코치님께서 '무조건 내야에서 뛸 수 있게 해주겠다'며 믿고 따라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솔직히 외야와 내야를 같이 했다면 한 쪽에 조금 소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코치님의 믿음에 내야 수비를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이어 "내 약점이 계산한대로 타구가 오지 않으면 몸이 경직이 됐다는 것이다. 타구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김 코치님과 함께 어떤 타구라도 마지막 잡는 순간에만 포커스를 맞춰 집중 훈련을 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강한 타구를 많이 받았다. 경기를 많이 뛰니 감각이 살아나더라. 여유도 생겼다. 그렇게 수비가 되기 시작했다. 김 코치님은 나에게 은인과 다름 없다"고 훈련 과정을 소개했다.
신민재는 마지막으로 "내가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3년은 꾸준히 해야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주전이던, 대주자든 늘 열심히 준비해왔다. 그렇게 간절하게 야구를 하는 모습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지 않았을까. 지금도 똑같다. 아직 간절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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