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 벌써 개인 최고 찍은 미친 성장세…"자책하지 않으려고요" 두산 1R 특급유망주, 멘탈도 남다르다 [MD미야자키]

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 2024. 3. 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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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결국 마운드 위에는 단 한 명, 후회 없이 하려고요"

두산 베어스 김택연은 인천고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특히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설 정도로 많은 경기에 등판해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그리고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두산은 김택연만을 위한 유니폼을 제작했고,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은 황준서와 같은 계약금 3억 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그리고 호주-일본 스프링캠프의 빡빡한 일정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미소를 감추지 못할 정도로 신인답지 않은 모습. 지난달 17일 호주 시드니의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백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최고 149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1이닝 동안 2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레벨에서 첫 등판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맞대결에서는 1이닝 동안 3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지금까지 김택연의 투구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은 지난달 27일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 1군과 경기였다. 김택연은 4-4로 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김택연은 한 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고교시절 자신의 최고 구속이었던 151km를 다시 한번 마크하는 등 두 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을 마크했다. 김택연의 호투 덕분에 두산은 소프트뱅크 1군과 연습경기를 4-4로 마치게 됐다.

28일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어제(27일) 투구는 정말 잘 봤다. 우리 팀의 실책으로 인해 1, 3루의 끝내기 상황이었는데, 견제구도 슬렁슬렁 던지더라. 관중이 2만명 이상이 들어오는 경기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담대한 성격을 가졌구나를 느꼈다. 진짜 정규시즌을 치러봐야겠지만,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이가 아닌가. 18세인지 저 정도라면, 씨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 확실히 스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릴 정도로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던 사령탑은 "정말 어린 나이에 많은 걸 갖고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훈련을 하는 모습과 태도, 경기를 치르는 것을 봤을 때는 흠을 잡을 데가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김택연의 보직은 어떻게 될까. 이승엽 감독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 나 혼자만의 선택으로는 할 수 없다. 김택연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뽐낼 수 있게 관리를 해줘야 한다. 일단은 시범경기 때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택연./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김택연은 호주-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해 확실하게 사령탑의 눈에 들었고, 3일 일본 후쿠오카현 PayPay돔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 스페셜 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김택연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높다. 2~3만명의 관중 앞, 특히 국제대회와도 다름이 없는 소프트뱅크 1군과 맞대결을 갖는 경험은 돈을 주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쿠오카로 향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소프트뱅크와 맞대결을 매우 고대했다. 이유는 높은 레벨의 수준을 지니고 있는 팀과 맞붙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 아니었다. 비록 홈경기는 아니지만, 바로 두산 팬들 앞에서의 첫 등판인 까닭이다. '루키'는 "처음 두산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떨리고 기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좋은 공을 보여드리고 싶다. 강한 팀을 상대로 많은 관중들 앞에서, 좋은 구장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과 그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게 너무 영광"이라고 활짝 웃었다.

소프트뱅크와 경기에 등판한다면 누구와 맞대결을 해보고 싶을까. 김택연은 "야나기타 선수와 대결을 해보고 싶다. 초구는 직구를 던질 것이다. 일단 홈런을 맞든, 안타를 맞든 붙어봐야 내가 부족한 것을 느끼고, 성장을 할 수 있다. 실패를 통해 성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지금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상승세를 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잠재력이 뛰어나지만, 김택연은 호주-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바로 고교시절 최고 구속이었던 151km를 스프링캠프 기간 중 다시 한번 마크한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도 기대감을 품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택연은 "일단 체계적인 운동이 몸의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투수 형들 모두가 해야 할 것들을 빠뜨리지 않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운동을 더 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주위의 기대가 큰 것처럼 김택연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는 중. 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솔직히 없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잘할수록 기대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담은 된다. 그래서 이번 캠프를 소화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게 노력을 하고 있고,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는 결국 단 한 명만 설 수 있다. 선택을 받아서 등판을 하는 만큼 마운드에서는 내 역할에 충실하고, 후회 없이 하려는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인 선수들은 1군 엔트리에 들기 위해 '결과'에 집착하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김택연은 달랐다. 그는 "지금은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두 번의 연습경기를 잘 마무리해서 만족스럽지고,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최고 구속(151km)까지는 나온 것을 보면서 겨울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나도 경쟁을 하고, 정규시즌에 잘해야 한다. 세이부와 경기에서도 나로 인해서 경기를 질 수도 있는 동점 상황이었는데,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결과를 떠나서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했다는 것 자체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김택연은 "소프트뱅크와 경기도 결국 같은 캠프 기간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만약 안타를 맞더라도 자책하지 않을 것이다. '내 공이 부족하고, 아직 몸의 준비가 덜 됐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지금 잘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올해 1차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에 드는 것이다. 일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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