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신사·예탁원, 권리락일 두고 혼선... 1만원짜리 주식이 100만원에 팔렸다

이인아 기자 2024. 3.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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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1대 100 무상증자 결정
22일 자정 기준으로 주주명부 확정... 신주 배정 기준일 두고 혼선
제때 권리락 발동하지 않아 투자자 혼선

무신사가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권리락이 제때 발동하지 않아 1만원짜리 주식이 100만원에 거래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에 대한 해석 차이로 한국예탁결제원과 무신사 사이에 혼선이 생긴 탓이다.

두 기관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실제 1만원짜리 주식을 100만원에 산 투자자들도 있다. 그러나 비상장주식 특성상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정보 교류도 어려워 정확한 피해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무신사 무상증자 공고./무신사 제공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월 5일 1주당 신주 99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1월 22일 0시, 즉 21일까지 무신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100배로 더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100만원짜리 주식 1주가, 1만원짜리 주식 100주로 바뀌는 셈이다. 이때 100만원에서 1만원이 되는 과정을 권리락이라고 한다.

일정에 따르면 22일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할 예정이었으나, 주가는 내려가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1만원에 거래돼야 할 주식이 100만원에 거래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무신사 주식 896주가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금액으로 환산하면 9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신주 배정 기준일인 1월 22일 0시를 해석하는 차이에서 발생했다. 무신사는 22일 0시를 21일까지 보유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21일까지 무신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명부를 확정해 신주를 배정한다는 것이었다.

증권신고서에 22일 0시로 시간을 포함해 제출했지만, 예탁원에서는 신주 배정 기준일을 시간을 제외하고 날짜 기준인 22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즉 예탁원에서는 22일까지 보유한 이들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으로 입력해 혼선이 발생한 셈이다. 전체 서류를 살피지 않고, 발행사와 소통 과정이 활발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 측에서는 기존 방식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탁원 측에서는 “기준일과 관련하여 무신사와 협의하여 무신사에서 22일로 기준일을 정했고, 이후 무신사측에서 21일로 변경 요청하여 공문을 받고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신주 배정 기준일을 두고 혼선이 생긴 사이 1만원선에서 거래됐어야 할 주식이 100만원에 거래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 비상장 등 비상장주식 플랫폼에도 22일, 무신사 주식이 한 주당 100만원 선에서 거래된 흔적이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신주도 받지 못할 주식을 100배 비싸게 산 꼴이 되어서다. 한 투자자는 예탁원 측에 무상증자 후 주가 상승을 예상해 왕창 주식을 샀는데, 피해가 막심하다며 구제 방법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장외주식 커뮤니티에는 무상증자 주식이 제대로 들어왔느냐고 묻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비상장주식이다 보니 투자자 간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무상증자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지 모르는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일 거래된 896주의 행방도 묘연하다. 한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는 당시 이상 거래를 인지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를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는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어 거래량이 미미한 편이지만, 비상장주식 전문 딜러를 통하면 일반 투자자도 대량 거래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정확한 거래 내역, 주주 파악이 어려워 손실 집계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무신사 측은 “당일 권리락이 발생하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최대한 빠르게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 거래 정지를 요청했다”며 “실제 거래된 주체를 알 수 없기에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무신사 주가는 무상증자 후 3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가격은 한 주당 1만300~1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무신사는 패션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해 7월 시리즈C를 유치하면서 3조원 중반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주당 금액으로 단순 계산하면 19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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