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신 간호사' 대책 내놨지만..."현장 불안 여전"

김근우 2024. 3. 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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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간호사' 한시적 합법화…의사 일 관행적으로 떠맡아
정부 "시범사업으로 업무 범위 확대…법적으로 보호"
간호현장 불안감 오히려 커져…"문제 생기면 말 바뀔 수도"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때 업무 대신한 간호사 고발당하기도

[앵커]

지난달 말부터 일선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 보고 있습니다.

엄연히 의료법 위반이지만, 정부가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꾸려고 길을 열어준 건데요.

하지만 법적으로 보호해주겠다는 정부 입장에도 정작 현장에선 반발 기류가 감지됩니다.

왜 그런지, 김근우 기자가 간호사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한시적으로 합법화한 건 진료지원 간호사, 이른바 PA 간호사입니다.

간호사지만,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 일부를 관행적으로 떠맡아왔습니다.

이들이 합법적으로 의사 업무를 볼 수 있게 하고, 대신 법적으로 보호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집단행동에 들어간 전공의의 빈자리를 이들로 메꾸겠다는 겁니다.

[박민수 / 보건복지부 2차관(지난달 26일) : 간호 지원 인력의 업무 범위를 정하도록 하고요. 그 정한 업무 범위에서 기관별로 운영되는 경우에 법적 보호를 받도록….]

불법이던 의료행위를 합법화하겠다는 발표에도 간호현장의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가능한 업무 범위를 정부가 아니라 각 병원이 정하는 만큼, 실제로 문제가 생기면 말이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때 환자를 위해 의사 업무를 대신한 간호사들이 고발당한 경험도 생생합니다.

[대구 대학병원 간호사 :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인력을 당겨 써야 하니까 그런 보호 정책 없이 발표한 이런 안들이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우리가 과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법적인 보호나, 보상에 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습니다.

익숙지 않은 시술을 하다가 의료사고라도 난다면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큽니다.

[대구 대학병원 간호사 : 저희가 비위관 삽입을 한다든지, 채혈한다든지 해서 환자 상태가 안 좋아졌다, 그러면 그건 오로지 저희 책임이잖아요.]

갑자기 많은 업무를 떠맡아야 하지만, 인력이나 재정, 교육 관련 지원도 부족합니다.

[이정현 / 행동하는 간호사회 : 훈련을 받는 그런 기간이 있어야지 그래도 어쨌든 안전에 대한 이런 우려를 좀 불식시킬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집단행동이 끝나기 전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를 보살펴야 하는 건 간호사들입니다.

이들이 불안을 덜고, 의료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꾸려면 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전대웅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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