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만의 복귀전' FC서울 No.10 린가드, "가장 좋아하는 일로 돌아온 피치, 축복과 감사"
[OSEN=정승우 기자] "경기장에 돌아온 것은 축복이다"
제시 린가드(32, 서울)는 2일 리그 개막전이 종료된 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간단한 소감을 남겼다.
FC서울은 2일 오후 2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광주FC에 0-2로 패했다.
서울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조영욱-김신진-강성진, 기성용-팔로세비치-한승규, 김진야-김주성-권완규-박동진, 최철원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제시 린가드는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린가드는 지난 8일 서울에 입단했다.
린가드는 1992년생 미드필더로 지난 200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팀에 입단했다. 조금씩 성장한 그는 2011년 맨유와 프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으로 임대 생활을 경험했다.
린가드가는 2015-2016시즌 맨유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당시 맨유를 이끌던 루이 반 할 감독은 유스 출신인 린가드를 자주 기용했다. 해당 시즌 그는 공식전 40경기(선발 32경기)에 출전, 6골 4도움을 올렸다.
린가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9-2020시즌이다. 당시 맨유 사령탑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를 다른 감독과 마찬가지로 종종 기용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플레이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영입했고 포지션 경쟁자 린가드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갔다.
결국 그는 20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를 떠났다.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 6개월간의 짧은 임대였지만,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고 리그 16경기에 나서 9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웨스트햄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행을 지휘했다.
자신감을 찾은 린가드는 임대 종료 후 웨스트햄 완전이적 대신 맨유로 복귀를 택했다. 다시 한 번 주전 자리를 위한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이번에도 솔샤르 감독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택했다. 결국 린가드는 2022년 7월 자라고 성장한 맨유를 떠나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린가드의 하향 곡선은 이어졌다. 팀 내 최고 급여 수령자로 이름 올렸지만, 경기장 안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23년 6월 노팅엄에서 방출해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린가드의 선택은 서울이었다. 린가드는 지난달 8일 열린 입단 기자회견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국에 왔다. 인생 새로운 장이 열린다.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입단소감을 전했다.
린가드는 입단 이후 곧바로 일본 가고시마로 출국, 서울 선수단에 합류해 김기동 감독의 지휘 아래 전지훈련에 임했다.
성실히 훈련에 임한 린가드는 2일 열린 2024시즌 K리그 개막전에서 벤치 멤버로 선수단과 함께 광주로 향했다.
부족한 실전 감각으로 인해 선발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전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며 넣을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은 전반 20분 이희균에게 실점을 허용해 끌려갔고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결국 김기동 감독은 후반 22분 김경민을 대신해 린가드를 투입했다.
린가드는 바로 슈팅까지 선보였다. 그는 후반 23분 박스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린가드는 후반 39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할 뻔하기도 했으나 일류첸코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서울은 끝내 광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일류첸코의 헤더와 권완규의 슈팅 모두 골대를 외면했다. 오히려 광주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가브리엘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는 그대로 광주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 전 린가드가 소화한 마지막 공식 경기는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으로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던 지난해 4월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약 11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종료 후 린가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짧은 소감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데뷔전 사진과 함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경기장에 돌아온 것은 축복이고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영어로 남긴 소감 밑에는 한글로 번역한 글을 써넣기도 했다.
한편 이번 경기 승리에 실패한 서울은 오는 10일 라이벌 인천 유나이티드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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