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도슨→이주형→이정후 없는 영웅들 1~3번 고정타순? 성공하면 대박, 144G 생산력 궁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도슨~이주형.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 인근에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중신 브라더스에 먼저 2패한 뒤 2연승했고, 2일(이하 한국시각)에는 퉁이 라이온즈를 잡고 3연승을 달렸다. 첫 2경기서 투수들의 실점이 많았지만, 3연승 과정에선 나름대로 안정감이 있었다.
올 시즌 키움의 최대고민은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수스를 잇는 토종 3~5선발과 이정후가 빠진 타순 구성이다. 아무래도 마운드보다 타순 구성에 옵션이 많다. 3~5선발은 일단 정하면 1달 이상 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타순은 오늘 안 좋으면 내일 바꾸면 된다. 타자들의 쓰임새를 최대한 파악한 다음에는 벤치의 구상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결국 고정타순을 가진 팀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그 팀에서 가장 강한 타순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의 이력과 데이터로 검증이 끝났기 때문이다. 키움은 수년째 타선의 위력이 떨어졌다. 작년에 리그에서 타순을 가장 많이 흔든 팀 중 하나였다. 쉽게 말해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만 무조건 나가는 붙박이 주전이었다.
그런데 올해 이정후마저 사라졌다. 홍원기 감독이 고려하고 결정해야 할 몫이 더 커졌다. 당연히, 올해도 키움은 리그에서 타순을 가장 많이 흔드는 팀 중 하나일 전망이다. 어차피 고정타순을 가질 정도로 위력이 강한 팀이 아니라는 걸 인정한다면, 매일매일 컨디션, 데이터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게 좋다. 홍원기 감독이라고 해서 고정타순을 안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흥미로운 게 대만 연습경기 5차례의 1~3번 타순이다. 2월29일 중신과의 마지막 연습경기를 제외하면 예외 없이 김헤성(2루수)-로니 도슨(좌익수)-이주형(중견수)으로 구성했다. 2월29일에는 이주형이 통째로 휴식했다. 김혜성(2루수)-도슨(좌익수)-주성원(1루수)으로 1~3번 타순을 구성했다.
즉, 김혜성, 도슨, 이주형이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가면 1~3번이란 얘기다. 물론 잔여 연습경기도 있다. 시범경기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이 일단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에 이 1~3번 타순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키움 타자들 중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들이기 때문이다. ‘예비 빅리거’ 김혜성에, 외국인타자를 빼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리고 구단이 ‘제2의 이정후’로 여기고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이주형까지. 이들이 ‘상수’가 돼 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밀어붙이는 듯하다. 또 그래야 키움 타선이 최대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3할 타자가 됐고, 발이 빠른 김혜성이 리드오프에 적합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도슨은 지난해 컨택 능력이 입증되면서 57경기서 타율 0.336을 쳤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KBO리그에 적응이 끝나면 20홈런도 가능하다고 바라본다. 여러모로 2번에 적합하다.
그리고 이주형을 붙박이 3번 중견수로 쓰면서, 정말 제2의 이정후가 가능할지 지켜볼 수 있다. 빠른 발, 정확한 타격, 해결사 기질까지. 붙박이 3번 타자로 잠재력을 터트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키움은 1~3번 타자가 어떻게든 생산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위타선의 생산력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많이 치는 1~3번 타순에 잘 치는 타자를 몰아넣는 건 아주 좋은 선택이다. 이들이 다치지 않고 144경기 내내 이렇게 가면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