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의 정치때리기]총선 우려에도 이재명이 마이웨이하는 세가지 이유

이재창 2024. 3. 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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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대문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 전 런닝머신을 하고 있다. 러닝머신 화면에 같은 시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친문·비명계의 반발에도 친명 중심의 공천을 밀어붙이고 있다. 비명계 배제는 물론이고 문명충돌도 서슴지 않는다. 공천 내홍에 따른 총선 참패 우려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마이웨이'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 속에 총선 판세가 확 바뀌었다. 과반 의석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한달 전 전망은 아예 사라졌다. 이젠 총선 승리가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각선 "이러다 100석은 넘길까"라는 얘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이쯤되면 국면전환을 시도할만도 하지만 이 대표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 대표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대표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총선 승리가 아니다. 충성심 강한 측근들 중심의 이재명당이다. 사법리스크에서 자신을 철저히 보호할 방탄당이다. 총선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져도 무방하다. 총선 패배 우려에도 마이웨이하는 배경이다. 이 대표의 마이웨이는 세가지 정도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통과에 대한 트라우마와 차기 대선 준비, 불리해진 선거 국면을 정면돌파 할 마지막 카드 등이다. 이런 요인들은 친명당 만들기와 대선 가도 정리 등 공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1. 이재명당 만들기= 김부겸 정세균 총리와 원로들까지 나서 불공정한 공천의 시정을 요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다. 이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 마이웨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명실상부한 이재명당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9월 있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통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병상에서 의원들에 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을 간곡히 당부했지만 당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30여표의 반란표가 나왔다. 결국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영장심사서 구속을 겨우 면했다. 아마도 당내 반란은 이 대표에겐 엄청난 트라우마가 됐을 수 있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들이 그대로 '공천 살생부'에 올랐다는 얘기가 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대표는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미 여러가지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사법리스크에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할 수밖에 없다. 친명 중심의 이재명당이 절실한 이유다. 이른바 똘똘 뭉쳐 자신을 보호할 방탄당이다. 이런 이유에서 친명계를 칠 수 없다. 아니 더 많이 당선시켜야 한다. 비명횡사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의 비명계 공천 배제를 밀어붙이는 배경으로 보인다. 이재명당이 만들어지면 설령 총선에서 진다해도 재기할 수 있다.

2. 총선보다 차기 대선 준비=이 대표에겐 기득권이 많다. 당장 마음만 먹으면 선거룰조차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거대 야당 대표다. 40여명의 계보 의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개딸의 압도적 지지도 받는다. 이를 토대로 당을 완전 장악했다.

이 대표의 눈의 4월 총선보다는 이미 차기 대선으로 가 있다. 이 대표는 다 가졌지만 사법리스크는 아킬레스건이다. 언제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당내에 자신을 대체할 대안인물이 있으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차기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천과정에서 차기 주자나 계파 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들이 공천 배제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주자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박용진 의원은 하위 10%로 통보됐다. 하위 10%는 경선 점수 30%를 감점 당한다는 점에서 공천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실상 컷오프나 마찬가지다.

친문계의 좌장격으로 상징성을 가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 배제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임 전 실장은 당선되면 언제든 당내 비주류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명문당'을 합창해놓고도 공천 배제한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정치 멘토라 할 수 있는 이해찬 전 대표도 공천을 당부한 걸로 알려지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친문 중진인 홍영표 의원의 컷오프도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홍 의원은 언제든 친문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고민정 최고위원과 윤건영 의원 등 공천을 받은 친문계 의원들은 이런 구심점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 다수다.

3.대표직 사퇴 카드=이 대표는 친명중심의 공천을 서둘러 마무리하려 하는 것 같다. 1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천을 일부 지역의 공천을 정리한 것도 그런 느낌을 준다. 이 대표는 친명 중심의 공천을 조기 매듭 짓고 대표직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 바 마지막 반전카드다. 친명공천을 통해 총선 승패여부와 관계없이 이재명당은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이상 대표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회피하려면 금배지가 필요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해 범진보세력과 연대하는 마당이다. 비례대표로 갈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무조건 지역구에서 승리해야 한다. 인천 계양을엔 여당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격수로 와 있다.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이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지역선거에 치중해야 하는 이유다. 대표직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지역선거에 올인할 수 있다. 선거서 승리한다면 몇달 쉬었다 대표로 복귀하면 그만이다.

물론 대표직 사퇴 카드로 책임론을 일정부분 피해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민주당이 참패한다면 아무리 친명당이라해도 이 대표는 코너에 몰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여러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겠지만 모든 것은 총선 결과에 달려있다. 이재창기자 leej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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