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된 ‘멧돼지 울타리’…생태 단절 등 부작용 속출
[앵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막겠다며 멧돼지 울타리를 3천 킬로미터나세워놨습니다.
하지만 멧돼지 이동은 못 막으면서 애꿏은 산양이나 다른 야생동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에 이슬기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멧돼지 차단 울타리에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뼈가 걸려있습니다.
울타리를 넘다 다리가 걸려 숨진 걸로 보입니다.
5년 전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발병하자, 정부는 유럽 사례를 참고해 3천 킬로미터 길이의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야생 멧돼지가 남쪽으로 병원균을 옮기는 걸 막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양 같은 다른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단절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멧돼지 차단용 울타리 근처에서는 이런 발자국 같은 야생동물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울타리가 실제로 야생 멧돼지의 이동을 막았는 지도 불분명합니다.
도로변에 설치된 울타리는 곳곳이 끊어져 있습니다.
[마을 주민/강원도 인제군/음성변조 : "나는 멧돼지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노루나 고라니 이런 것도 뒷산에서 봤지만."]
[유호준/강원도 인제군 : "멧돼지는 못 보고, 산양은 더러 보고."]
그 사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부산과 경북 영덕 등 남부 지방에까지 퍼졌습니다.
울타리를 세운지 5년이 지나면서 훼손 구간 보수 등 유지 관리 비용도 매해 늘고 있습니다.
[성민규/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 "멧돼지의 이동은 막지 못하면서 애꿎은 산양이나 아니면 다른 야생 동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 아니냐…"]
환경부는 지난해 봄 차단 효과와 생태 악영향을 분석해 지역별로 철거 여부를 판단하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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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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