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출하는 환자 피해, 배상길은? "의사 과실 입증돼야"
[뉴스데스크]
◀ 앵커 ▶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술이 미뤄지고 치료가 지연되는 등 피해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거 의사 파업 당시에도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당시 피해를 입은 환자 가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냈던 소송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경우와 그렇지 않았던 경우를 김상훈 기자가 자세히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0년, 의사 파업 당시 구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던 3살 아이는 5시간 넘게 응급실에 머무르면서 수술을 받지 못했습니다.
응급실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뒤늦게 2시간 거리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뒤 장 폐쇄증으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으로 장애를 얻게 됐습니다.
아이 부모는 이듬해 전원을 늦게 한 병원에 소송을 냈고 6년여 만에 법원은 8천5백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확정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파업으로 수술을 할 수 없었다면 신속하게 수술 가능한 병원으로 옮겼어야 했다"며 "뒤늦게 의사 동행도 없이 먼 병원에 옮겨, 수술 적기를 놓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2000년 의사 파업 때 복부 조영술을 받다 급성췌장염으로 숨진 환자에 대해서 법원은 병원의 배상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검사 과정에서 의료진 과실로 환자가 사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다만 "파업 상황에서 의료진이 조영술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위자료 일부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병이 악화되거나, 환자가 사망하게 된 과정에, 병원의 구체적 과실이 확인돼야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정민/변호사]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했기 때문에 응급상황 대처가 어려웠다' 그런 사정만 가지고는 책임 인정이 어려울 것 같고 구체적으로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돼야…"
애초에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환자의 경우 병원에 책임을 묻기 쉽지 않습니다.
과거 의료진 파업으로 암 수술이 당일 취소된 환자에게 병원이 위로금 1천만 원을 준 적이 있지만 이번엔 병원들이 미리 환자들에게 수술 연기를 통보하는 형식을 갖췄습니다.
병원은 환자에게 배상한 돈을 과실이 있는 의료진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이미 환자를 보지 않고 있어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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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618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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