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끝판왕에게 감히 '경쟁'이라니... 기꺼이 받아들이는 중이다 "팀이 강해지니까요"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에게 경쟁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뒤 줄곧 삼성의 뒷문을 걸어잠궜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경쟁자가 등장했다.
이번 오프시즌 삼성은 대대적인 불펜 보강을 이뤘다. 특히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합류가 눈에 띈다.
삼성은 김재윤, 임창민과 각각 4년 총액 58억원, 2년 총액 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김재윤과 임창민은 지난 시즌까지 각각 KT와 키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김재윤은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를 돌파하며 리그 대표적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임창민 역시 2017년 이후 6시즌 만에 마무리를 맡았는데, 26세이브를 올렸다.
여기에 오승환까지 더한다면 지난 시즌 세 명의 선수들이 기록한 세이브 합계는 무려 88세이브다. 통산 합계 691세이브에 달한다.
때문에 삼성의 마무리 자리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고 있는 쪽은 당연히 오승환이다. 임창민이 셋업맨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재윤과 오승환의 경쟁이다. 하지만 오승환도 안심할 수 없다.
박진만 감독과 정민태 투수 코치는 "나이가 많다고 봐주는 것 없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우선이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전인미답의 400세이브르 올린 한국 야구 최고 마무리지만 오승환은 기꺼이 '경쟁'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경쟁이라고 얘기를 하실 수 있지만 결국에는 이 팀의 어떤 좋은 성적을 위해서 선수들이 각자 노력을 더 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며 "'어떤 자리를 가서 이렇게 해야 되겠다' 이런 것보다도 '내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또는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생기면서 좀 팀이 강해지는 것 같다. 서로가 좋은 에너지를 다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승환은 "김재윤, 임창민이 새로 오게 됐고 또 양훈, 최성원이 왔는데 되게 어색하지 않게 얘기도 많이 하고 하면서 지금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면서 "그 안에서 분명히 경쟁이라는 게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러면 이제 팀이 강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이 말하는 경쟁은 치고 박는 그런 경쟁이 아니다. 건강한 경쟁이다.
그는 "막 살벌한 경쟁, 서로 말 하지 않는 분위기는 아니다. 각자 속에 뭔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저 역시도 있다. 나는 주위에서 가지고 있는 시선이 싫다. 나이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이런 선례를 만들어야지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