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3번' 등번호 바꾸고 승승장구…'야수 연봉 고과 1위' 강승호 "이제는 계속 한 번호만 쓰려고요" [MD미야자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이제는 23번만 계속 쓰려고요"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은 강승호는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를 거쳐 2021시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강승호는 이적 첫 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72안타 7홈런 37타점 타율 0.239 OPS 0.685로 두산이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2시즌 연봉이 5000만원에서 6500만원이 인상된 1억 1500만원으로 인상됐고, 첫 억대 연봉을 손에 넣었다.
강승호는 다시 한번 도약을 다짐하며 그해 겨울 등번호를 25번에서 23번으로 바꿨고, 결혼식을 올리며 가정까지 꾸리며 보다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2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117안타 10홈런 62타점 54득점 타율 0.264 OPS 0.709로 활약,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게 됐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SSG 랜더스로 이적한 최주환의 공백을 100%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했지만, 그 공백을 훌륭하게 커버했고, 1억 1500만원의 연봉은 2억원으로 점프했다.
지난해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강승호는 2022시즌의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으나, 127경기에서 111안타 7홈런 59타점 51득점 13도루 타율 0.265 OPS 0.703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던 9월 25안타 2홈런 14타점 타율 0.333, 10월에도 15안타 타율 0.34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두산이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큰 힘을 보탰다.
두산은 강승호의 노고를 인정, 이번 겨울 연봉 협상 과정에서 5500만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강승호는 두산에 입단했을 때 5000만원이었던 연봉이 무려 2억 5500만원까지 상승하게 됐다. 5500만원의 인상은 두산의 야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폭이었다.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25번이었던 등번호를 23번으로 바꾼 후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강승호는 "사실 고과 1위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고 멋쩍게 웃으며 "다만 등번호를 바꾼 뒤 잘되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도 번호를 바꿔볼까 생각을 했는데, 한 개의 번호를 은퇴할 때까지 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23번을 사용할 예정이다. 23번을 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입단했을 때부터 사용했던 번호"라고 말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강승호의 타격감은 매우 뜨겁다. 강승호는 지난달 14일 열린 청백전에서 2안타 1득점, 17일 두 번째 청백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소프트뱅크 1군과 맞대결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세이부 라이온스 1군과 경기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최근 타격감에 대한 질문에 강승호는 "아직 타석에서 확실한 감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게임 수가 적었기 때문. 그래서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것들이 아쉽다. 하지만 앞으로도 몇 경기가 남아 있고, 시범경기가도 있기 때문에 차츰 감을 잡아가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최근 타격 연습을 할 때 힘도 많이 실리는데, 비시즌 잠실과 호주에서 연습했던 것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강승호는 "우리나라 투수들도 굉장히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일본 투수들이 한 단계 위라고 생각한다.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결과가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는 것에서 좋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시즌을 들어간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갔기에 타격감이 대폭발하고 있는 것일까. 강승호는 "수비도 수비지만, 타격에서 공을 맞추는 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을 조금 올려치는 느낌으로 연습을 진행하다 보니 잘 맞는 느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으로 이적한 뒤 3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던 강승호. 올해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는 "수치적으로 목표를 생각해 본 것은 없다. 다만 부상을 당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작년에 20홈런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입이 방정이다"라고 웃으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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