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테스형·최원준·나스타로 외야 교통정리 끝? 인줄 알았는데…‘호령존’과 ‘이 선수’는 살아남을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 교통정리는 끝? 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KIA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부터 내, 외야 교통정리를 했다. 이우성은 외야 수비훈련을 했지만 1루 수비훈련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1루수로 분류됐고, 1루수로 승부를 봐야 본인이 산다. 이우성이 빠져나간 대신, 최원준이 외야에 고정됐다.
물론 최원준은 캔버라에서 “내가 경기에 나갈지 말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김도영, 박찬호와의 시너지, 도루 숫자 등에 대해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최원준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타격감이 괜찮다. 쓰임새가 많은 최원준이 타격감이 좋다면, 이범호 감독으로선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최원준이 익숙한 중견수로 돌아가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좌익수로 옮겼다. 소크라테스,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으로 외야 주전구성은 끝났다. 그러나 진짜 끝은 아니다. 최형우가 지명타자, 이우성이 1루에만 전념한다고 해도 백업들의 경쟁이 남아있다.
현 시점에서 1군에 없으면 안 될 백업 1순위는 고종욱과 이창진이다. 두 사람은 경기 도중에 들어가도 언제든 제 몫을 하는 게 최대강점이다. 고종욱은 해결능력이 좋고, 이창진은 출루율이 좋다. 2023시즌 기준, 고종욱의 대타타율은 0.295였다. 득점권타율은 0.346. 그리고 이창진의 출루율은 0.362. 득점권타율도 0.291이었고, 대타 타율도 표본이 많지 않아도 0.464였다.
고종욱은 발이 빨라 주자로서의 가치가 높고, 이창진은 수비력도 괜찮은 수준이다. 한 마디로 두 사람은 주전급 백업이자 두 가지 이상의 주전급 툴을 갖춘 외야수들이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KIA 외야 뎁스가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우성까지 외야에 있을 땐 ‘후덜덜’이었다.
고종욱과 이창진도 연습경기서 꾸준히 출전해 경기감각을 올린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실상 1군 엔트리 마지막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겨루는 이들이 있다. 김호령과 박정우다. 이우성을 내야수로 분류해도 최형우를 외야수로 분류하면, 고종욱과 이창진까지 외야수만 6명이다.
김호령과 박정우가 나란히 개막 엔트리에 못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데, 두 사람의 쓰임새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범호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할 듯하다. 수비력만 따지면 상당한 수준이다. 김호령의 수비야 ‘호령존’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타구가 가면, 과장을 좀 보태 다이빙캐치도 편안하게 감상해도 될 수준이다.
여기에 박정우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주목을 덜 받았을 뿐,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꽤 연차가 있는 선수다. 좌타자로서 발도 빠르고 어깨가 상당히 강하다. 현재 KIA 외야수들 중에서 상대의 ‘원 히트 투 베이스’를 가장 잘 억제할 수 있는 카드다.
박정우는 지난 1월 김선빈을 축으로 꾸린 ‘제주 미니캠프’의 막내였다. 김선빈이 박정우를 살뜰하게 챙겼다는 후문이다.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캔버라에서부터 착실히 훈련을 소화했고, 오키나와에도 동행했다. 연습경기서도 꼬박꼬박 출전했다. 타격은 10타수 1안타이긴 한데, 수비력은 안정적이었다.
어쩌면 김호령이나 박정우 중 한 명만 1군에 들어갈 수도 있다. 둘 다 비운의 개막엔트리 탈락을 맛볼 수도 있다. 오키나와에서의 잔여 연습경기와 9일 개막할 시범경기가 김호령과 박정우에겐 마지막 ‘생존경쟁’의 장이다. KIA 외야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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