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자지구 헷갈린 바이든… '고령 리스크' 어쩌나

김태훈 2024. 3. 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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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전쟁이 미국 대통령마저 헷갈리게 만든 걸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자지구라고 잘못 부르는 실수를 저질러 눈길을 끈다.

그런데 휴전 성사를 위해 미국이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며칠 안에 우리는 요르단의 친구들과 함께 추가 식량과 물자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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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도중
친근감 표시하며 "내 아내 이탈리아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전쟁이 미국 대통령마저 헷갈리게 만든 걸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자지구라고 잘못 부르는 실수를 저질러 눈길을 끈다. 미국 유권자 중엔 ‘바이든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란 생각을 가진 이가 많은데 11월 대선을 앞두고 그의 ‘고령 리스크’가 또 불거진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전 모두발언을 하는 도중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잠시 기자들 앞에서 모두발언을 했다. 멜로니 총리는 6월 이탈리아 남동부의 휴양도시 풀리아에서 열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다른 G7 정상들과 연쇄 접촉을 하며 의제를 조율하는 중이다. 이탈리아는 올해 G7 회의 의장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에 관해 얘기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3만명가량 희생되자 미국, 이탈리아 등 국제사회는 양측에 휴전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그런데 휴전 성사를 위해 미국이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며칠 안에 우리는 요르단의 친구들과 함께 추가 식량과 물자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라고 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라고 잘못 말한 것이다. 실수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대량으로 제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다른 길들을 계속해서 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또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헷갈린 발언이다.

가자지구 상황을 화제로 올리기 직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G7 의장인 멜로니 총리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는데,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1942년 11월 태어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81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멜로니 총리는 2000만명에 이르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존재 등을 거론하며 이탈리아와 미국이 끈끈한 관계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23년 한 해 동안 양국의 교역액은 1020억달러(약 136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우리 두 나라는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 더욱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과 결혼했다”고 화답했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할아버지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라는 인연을 들어 이탈리아에 친근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말에 멜로니 총리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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