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비' 강기둥 "수수께끼같은 레이, 알아갈수록 인물이 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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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에요. 그의 따뜻하고 치열한 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죠."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레이는 그 속을 생각할수록 짠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라며 "아직도 레이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성적 정체성을 가진 레이는 차별로 인한 마음속 상처를 가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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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레이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에요. 그의 따뜻하고 치열한 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죠."
연극 '비'(BEA)에서 만성 체력 저하증을 앓는 주인공 비의 간병인 레이는 어딘가 엉성하고 서투른 인물이다.
생각이 많아 한번 말을 시작하면 횡설수설 이야기가 길어지기 일쑤고, 긴장하면 자기도 모르게 한쪽 다리를 드는 버릇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한다.
간병인에게 기대하는 야무진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따뜻한 성격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8년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생활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비는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해주는 레이에게 점차 마음을 연다. 안락사를 택해 고통스러운 병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속마음을 터놓기도 한다.
배우 강기둥은 자신이 연기한 레이가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레이는 그 속을 생각할수록 짠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라며 "아직도 레이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둥은 수수께끼 같은 레이의 속마음을 관객에게 보이는 과정이 까다로웠다고 한다. 대사로 드러나지 않는 과거가 많아 인물의 뒷이야기를 직접 생각해야 했고, 자신이 생각한 부분을 관객에게 얼마나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도 거쳤다.
남들과 다른 성적 정체성을 가진 레이는 차별로 인한 마음속 상처를 가진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정신질환을 앓는 누나를 돌보며 겪었던 일화가 대사에 등장하기도 한다.
강기둥은 "배우라면 인물을 열심히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라며 "레이 캐릭터를 만들며 느낀 점들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설명하면 할수록 캐릭터의 존재감이 지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것을 설명하기보다 연극이 다 끝나고 나면 레이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고, 레이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증을 일으키도록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강기둥이 보기에 레이뿐 아니라 주인공 비와 그의 엄마 캐서린 역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인물이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얼마든지 인물들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상대의 말을 전부 이해하지 못해도 나중에 이런 생각이었구나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며 "'비'라는 작품의 매력도 공감의 힘에서 나온다. 인물들이 상대의 모든 것을 머리로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히 들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레이를 연기하며 공감과 존중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그는 관객들이 레이와 인물들을 보며 위로를 얻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물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작품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삶에 지쳐있고, 삶을 잘 누리고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존중의 메시지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8년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로 데뷔한 강기둥은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잡식' 배우다.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 2022년 SBS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무대 전체의 흐름을 보는 법을 배웠다는 그는 체득한 감각을 오래 이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작품을 준비하며 고민했던 부분들이 제 안에 쌓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연극 '비'는 3월 2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계속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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