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판도 가를 '슈퍼 화요일' 다가온다…'트럼프 대승' 관심

김종훈 기자 2024. 3. 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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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일, 16개 주와 1개 준주에서 대선 경선 개최…트럼프 대승 여부 관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후보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선거 캠프에서 경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사진=(컬럼비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오는 5일 미국 17개 지역에서 공화·민주 양당 대선 주자를 가리기 위한 경선이 벌어진다. 이른바 '슈퍼 튜스데이(화요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대결이 유력한 가운데 공화당의 또 다른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공화당 경선 사퇴설이 불거지고 있다.
공화당 선거인단 854명 걸린 슈퍼 튜스데이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5일 미국 16개 주와 준주 아메리칸사모아에서 공화·민주 양당이 대선 경선을 치른다. 아메리칸사모아는 괌, 버진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미국 해외영토이나 정식 미주로 등록된 곳은 아니다. 이들 준주의 주민들은 대선 투표권은 없으나 경선에는 참여할 수 있다.

슈퍼 튜스데이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공화당 경선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다.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려면 2429명의 과반인 1215명을 확보해야 한다. 슈퍼 튜스데이에 확정되는 선거인단 수는 854명. 이날 선거 결과가 경선 향방을 가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선 경선에서 맞수 헤일리 전 대사를 누르고 모두 승리해 12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대패해 패색이 짙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자금줄도 약해졌다. 보수성향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콜로라도, 메인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나오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힘을 받는 듯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이 상소해 일단 경선 투표용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이 적힌 채로 인쇄됐다.
트럼프 대항마 헤일리, 경선 완주 의지
헤일리 전 대사는 일단 슈퍼 튜스데이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NPR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일 취재진과 만나 지난달 1200만 달러 모금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600만 달러를 모금했던 것에 비하면 크지 않은 액수다. 헤일리 전 대사는 "희망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기부받은) 지폐 한 장 한 장 다 내 돈인 것처럼 쓰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주말 간 매사추세츠, 노스캐롤라아나, 버몬트, 메인 등 슈퍼 튜스데이에 경선이 열리는 주를 돌면서 유세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헤일리, 슈퍼 튜스데이 이후 마주할 선택지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지자들을 모아 유세를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미니애폴리스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정치 칼럼니스트 에드 킬고어는 지난 29일 뉴욕매거진에 기고한 글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슈퍼 튜스데이 이후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이날 대패한다면 앞에 놓인 선택지는 세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를 노릴 수 있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경선에서 조기 하차할 수 있다고 킬고어는 내다봤다. 킬고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한 뒤라면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을 포기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악재가 닥치길 기다리며 경선을 완주하는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패배 후 선거결과 조작 시도, 국회의사당 폭동 주모 등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경선 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헤일리 전 대사가 기사회생할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77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건강 문제가 나타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법적 문제는 11월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대통령 면책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대통령은 어떤 것도 면제받아선 안 된다"며 "대법원이 서둘러 판결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마지막 선택지는 민주·공화 구도를 떠나 제3지대를 선택하는 것. 킬고어는 헤일리 전 대사가 중도성향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를 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킬고어는 "나는 평생 공화당원이었다"는 헤일리 전 대사의 발언에 비춰볼 때 제3지대로 떠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다만 스스로를 당파를 초월한 제3의 인물로 부각시키는 최근 선거유세 발언을 돌아보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봤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2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 지지자들은 반(反)트럼프 파가 아니"라면서 "새로운 사람, 전혀 다른 무언가를 원할 뿐"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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