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명대 '출산율 쇼크'…'이민정책', 새로운 활력일까 갈등의 불씨일까?

박세열 기자 2024. 3. 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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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books] 이민 행정 전문가 차규근 변호사의 '이미그라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이민 정책과 관련한 행정을 담당하면서 이민 정책에 관한 구상을 다듬은 책 <ImmigrArt, 이미그라트>(해피스토리)을 출간했다. 책 제목인 '이미그라트'는 이주를 뜻하는 단어 '이미그레이션'과 예술을 뜻하는 '아트'의 합성어다.

한국의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출생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져 '출생율 쇼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0.7명선이 무너질 것이 유력해 보인다. 관련해 한국의 미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초고령화 사회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현재 한국이 유지하고 있는 경제 규모가 무너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이슈가 '이민' 이슈다.

필자인 차 전 본부장은 2006년 6월 노무현 정부가 법무부 탈검찰화 정책의 일환으로 민간에 개방한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국적난민과장직에 탈검찰 1호로 임용돼 공직에 입문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근무 기간이 연장돼 개방직 근무기간 상한인 5년간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적법 개정 작업에 실무 책임자로 참여했고, 법무부장관상,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상 등 4개의 상을 받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절 2017년 9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책본부장이 돼 두 번째 공직 생활에 나섰다.

공직 생활을 하며 쌓은 이력은 자연스레 이민과 관련된 행정이었다. 차 전 본부장은 "저출산·저출생으로 경제활동 인구는 줄고 있다. 세계화·이주의 시대에 이민정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민정책은 단편적으로 다루면 사회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지만, 입체적으로 다루면 사회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차 전 본부장은 이주민·선주민의 공존을 위한 '이민자 기여 사회통합기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다문화 가족의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한다. 차 전 본부장은 "소득 수준을 따지지 않는 무분별한 지원이 오히려 이주민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다문화가족지원법상 영국 배우와 결혼한 송중기는 다문화가족에 해당해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다문화가족 지원은 '생계 지원' 등 전통적인 복지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현재 한국 상황의 '정서'를 고려한 정무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주민과 선주민'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 등이 '이민 정책'의 균형을 이루는 방안이라고 말한다.

차 전 본부장은 이민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신설에 대해 "출입국·이민 관리는 국경관리뿐만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출입국·이민(정책)관리청은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청장이 경제부처 장관회의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도록 하는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 전 본부장은 한국이민학회 이사, 법무부 난민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해 외국인·난민 분야의 법률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거기에 이민 정책을 다루는 법무부의 최일선 현장에서 '이민 행정'을 경험하고 직접 제도를 다루는 경험을 쌓았다.

차 전 본부장은 경남 합천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 재학 시절 전태일 열사 분신 16주기 기념 및 전두환 군사 독재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돼 4개월 동안 구금됐고, 이후 정학 처분을 받았다. 1987년 사면 복권 돼 서울대 법학과에 다시 복학한 후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한법률구조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2021년 4월 기소되면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해피스토리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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