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MWC 2024', AI가 이끌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진원 기자 2024. 3. 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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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4]통신 3사·삼성전자 한목소리… "AI 최우선 과제"
지난 29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는 인공지능의 위력이 강화됐다. /사진=양진원 기자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지난 29일(현지시각) 폐막한 가운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가 풍성했다. 통신 업계의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국내 통신 3사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전 세계 200개국 2400개 기업,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국내 기업 165개사가 참가한 이번 MWC 2024는 AI는 물론 6세대 이동통신(6G) 등 신기술의 향연이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조명, 이를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뒀다. '미래가 먼저다'를 주제로 미래와 현재의 잠재력 실현을 우선으로 삼았다.

통신 3사는 AI를 성장 동력으로 천명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AI 청사진은 이번 MWC를 통해 확고해졌다.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 역시 온디바이스AI 기술력을 만천하에 뽐냈다.

핵심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 3홀 중앙에 992㎡(약 300평)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마련한 SK텔레콤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 변곡점이 될 AI'를 주제로 텔코(Telco·통신사) 중심의 AI 기술을 선보였다. 버티컬 AI인 '텔코 거대언어모델'(LLM)을 여러 분야에 적용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텔코 LLM을 바탕으로 ▲챗봇이 구현된 버추얼 에이전트 ▲AI 기반의 스팸·스미싱 필터링 시스템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적용 사례(Use case)를 소개했다.

특히 세계 유수의 통신 회사들과 손을 잡고 해당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MWC 2024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회원사들과 함께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 개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과 지난해 7월 GTAA를 출범하고 AI 관련 기술과 사업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미국 등 국가에서 가입자 약 2억50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앤그룹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1억7000만명, 싱텔그룹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지역 7억7000만명,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가입자가 약 4000만명에 이른다. 합작 회사가 세워지면 13억명에 달하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유영상 대표는 "텔코 LMM 같은 버티컬한 LMM의 발전이 중요하다"며 "누가 LMM으로 돈을 벌 것이냐가 관건인 가운데 GTAA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가입자나 시가총액도 제일 작은 SK텔레콤과 얼라이언스를 결성하자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AI라는 모멘텀이 있어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과거 텔코들이 모바일 시기 분열됐다가 지금의 많은 주도권을 잃었던 아픔을 AI 시대엔 그러지 말자는 생각이 얼라이언스 결성의 초석이 됐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삼성전자 "AI만이 살길"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입구. /사진=양진원 기자
KT는 2홀에 전시장을 꾸려 AI와 디지털전환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공간과 AI로 안전하게 UAM 교통을 관리하는 지능형 교통관리 시스템, 이용자에게 편리성과 보안성을 더해주는 혁신 네트워크 서비스, 기술 등도 선보였다.

올해부터 AI를 전사적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관리한다. 올해부터 새로운 성장 전략 'AICT'(정보통신기술(ICT)에 AI를 더한 기업)까지 천명했다. 디지털전환(DX)을 내세울 때는 클라우드, 데이터, AI 등 핵심 사업들이 분산돼 있었지만 AI가 전산업군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놓칠 수 없다는 의지다.

전임 대표 시절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보다 좀 더 'AI'라는 목표를 확실하게 다져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과거 디지코를 추진하면서 통신을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는 우려에는 AI를 고도화해 통신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겠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KT 본업은 통신이지만 본업을 꼭 쥐고 있으면 성장이 안 된다"며 "본업을 지속해서 잘하고 종전과 다른 가치를 창조하려면 변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도 성과를 냈다. KT는 MWC 2024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의 모바일 서비스와 생성형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한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프라이빗 5G 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아마존 베드록은 기업이 자체 AI를 개발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LG유플러스 역시 올해부턴 AI에 더 많은 공을 들일 예정이다. 임원 참관단은 전시 부스가 없었던 관계로 AI·ICT 트렌드 등 최신 기술 현황을 살펴봤다. 황현식 대표는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 기업들의 부스를 열심히 돌면서 산업 현장을 확인했다.

올해 상반기엔 생성형 AI 모델인 익시젠(ixi-GEN)를 공개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LG AI연구원이 만든 엑사원을 활용해 실제 구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익시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시젠을 활용해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 플랫폼에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MWC 2024 부스에 온디바이스 AI 폰 '갤럭시S 24 시리즈'를 전시했다. AI 모바일 시대를 연 삼성전자인 만큼 부스 역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국내 통신 3사 대표들이 순차적으로 삼성전자 전시장을 방문해 AI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MWC 2024에 맞춰 바르셀로나 중심지인 카탈루냐 광장에 세운 갤럭시 S24 체험존은 연일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울러 반지로 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갤럭시 링'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연내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헬스케어에도 AI를 확대 적용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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