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장례식에 수천명 운집…“최소 70명 체포”
[앵커]
시베리아 감옥에서 갑자기 숨진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나발니의 장례식이 사망 2주만에 모스크바에서 치러졌습니다.
경찰의 삼엄한 감시 속에도 수천 명이 모여 나발니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대규모 시위와 연행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최소 7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를린에서 조빛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나발니의 장례식은 그가 생전 살았던 동네의 성당에서 엄수됐습니다.
몇 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추모객들이 성당 주변을 에워쌌습니다.
운구행렬이 도착하자 박수로 맞았고.
["나발니 , 나발니."]
나발니의 이름을 계속 외쳤습니다.
'전쟁 반대', '푸틴 없는 러시아' 같은 구호도 등장했습니다.
[카밀라/추모객 : "글쎄요, (경찰의 감시가)압박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너무 많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무섭지 않습니다."]
[추모객 : "여기 모인 많은 사람들은, 일어난 일이 끔찍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실제로 와서 보고 있습니다."]
추모객들은 질서를 지키며 묘지까지 함께 걸어가 나발니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 대사들도 함께했습니다.
외신과 나발니 측은 수천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했고, 25만 명 이상이 온라인 생중계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장례식에 앞서 "허가되지 않은 모든 집회는 위법"이라고 경고했고 경찰들도 대거 배치됐지만 대부분 개입하진 않았습니다.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는 없었지만 현지인권단체는 러시아 18개 도시에서 최소 73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7세인 반정부 운동가 나발니는 시베리아의 감옥에서 지난달 16일 갑자기 숨졌습니다.
혈전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결과가 나왔지만 러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나발니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부인 율리아는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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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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