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는 무법지대…구호트럭 참변으로 '통치공백' 부각

김문성 2024. 3. 2. 09: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구호 트럭 발포 참사'는 현지 통치 조직 공백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 극우 시위대가 구호 트럭을 막아 올해 2월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물량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2월 5일에는 식량을 싣고 가자지구 북부로 가던 유엔 구호 트럭이 이스라엘 검문소 근처에서 이스라엘 해군의 포격을 받았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쟁 장기화로 행정·치안 조직 붕괴…극심한 혼란·폭력
구호품 부족에 굶주림 고통 가중…성난 민심 못 다스려
오랜 굶주림 속 구호품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자 주민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구호 트럭 발포 참사'는 현지 통치 조직 공백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 곳곳이 초토화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질서가 무너지고 있지만 행정과 치안 조직의 붕괴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은 현지 권력 공백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던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쫓기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질서 유지를 위해 무력에 의존하고, 현지 주민들의 굶주림 고통은 커지면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 사건은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이 수백명이 숨지거나 다친 일이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1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구호 트럭서 밀가루 내리는 가자지구 주민 (라파 AP=연합뉴스) 가자지구 라파 주민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구호 트럭에서 밀가루 포대를 내려 식료품점으로 옮기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3∼12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주민 44%가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12.20 besthope@yna.co.kr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경고 사격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대부분이 압사했거나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이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전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가자지구에 대한 효과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피란 생활을 하며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적절한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참변은 이스라엘이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가자지구 구호물자 배급에 대한 개입을 강화한 '인도주의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일어났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직후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물품 반입을 일시 차단했다. 그 이후 인도주의적 구호를 식량, 의약품, 물, 텐트 등 제한적 범위에서 허용했다.

가자지구 북부 진입 기다리는 구호품 트럭 (가자지구 EPA=연합뉴스) 가자지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25일(현지시간) 중부 살라흐 알딘 도로를 따라 가자지구 남부에서 북부로 건너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일시 휴전 이틀째인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합의한 만큼의 구호 트럭을 보내지 않았다며 7시간가량 인질 석방을 연기했다. 2023.11.26 besthope@yna.co.kr

구호 활동은 전쟁 초기부터 유엔 기구와 국제 구호단체들이 사실상 총괄했다.

유엔과 구호단체들은 최근 몇주 사이에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 활동을 축소했다. 이 지역이 극심한 혼란과 폭력으로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 극우 시위대가 구호 트럭을 막아 올해 2월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물량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2월 5일에는 식량을 싣고 가자지구 북부로 가던 유엔 구호 트럭이 이스라엘 검문소 근처에서 이스라엘 해군의 포격을 받았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5일부터 인도주의 작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구호 트럭 사건은 네 번째 작전 중에 일어났으며 세 번째 작전까지는 문제가 없었다며 책임을 현지 주민들에게 돌렸다.

kms1234@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