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최원준→김도영? KIA 타선에 불을 붙이는 77세 트리오…개막전부터 정상가동 기대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막전, 저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범호 감독은 KIA 타이거즈 타선의 화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구상을 할까.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대외 연습경기를 세 차례 치렀다. KT 위즈전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 모두 박찬호-최원준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렸다.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최원준-정해원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전임 감독은 작년 여름 완전체 전력이 만들어지자 박찬호를 9번에 놓고 최원준과 김도영으로 테이블세터를 자주 꾸렸다. 그러나 최원준의 타격감이 워낙 좋지 않아 오래 끌고가지 못했다. 시즌 막판엔 박찬호와 최원준이 차례대로 부상, 항저우아시안게임 차출로 빠져나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5강 다툼의 클라이막스에 활용하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도 연습경기서 두 번이나 박찬호-최원준을 붙여 놓은 걸 보면 상위타선 구성만큼은 전임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하다. 여기에 김도영이 붙으면 베스트다. 박찬호와 최원준을 1~2번으로 쓰면 김도영이 3번 타자로 나가면 되고, 박찬호와 최원준을 9번과 1번으로 쓰면 김도영이 2번으로 나가면 된다.
물론 김도영이 박찬호와 최원준 앞에 붙어도 된다. 김도영~박찬호~최원준으로 1~3번을 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세 사람 중 클러치능력과 장타 포텐셜이 가장 좋은 선수가 역시 김도영이라고 본다면, 김도영이 박찬호와 최원준 뒤로 가는 게 마침맞아 보인다.
박찬호는 타격에 눈을 뜨면서 최원준과 김도영 앞에서 출루하고 누상을 흔들고, 최원준이 정교한 타격으로 연결해주는 게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박찬호~최원준~김도영으로 1~3번을 꾸리면 4~7번은 자연스럽게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이우성이나 변우혁이 무려 8번까지 내려와야 하는, 핵타선이 완성된다. 하위타선을 붙박이로 채울 김태군도 컨택 능력만큼은 만만치 않다.
캔버라에서 박찬호와 최원준에게 세 사람이 도루를 몇 개 합작할 것 같은지 물어봤다. 박찬호는 최대 130도루를 얘기했고, 최원준도 개개인의 개수는 달라도 최소 100개 이상 할 것 같다고 계산했다. 건강하게 풀타임으로 나간다면, 실제 이 정도를 기대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이들이 9~2번, 혹은 1~3번에서 자체적으로 1~2점을 생산하는 능력이 있다. 그런 다음 나성범과 최형우, 소크라테스에게 넘겨주면 빅이닝으로 갈 수 있다. 이범호 감독으로선 굳이 많은 작전을 하지 않고 타순 배치만 잘 하면 될 듯하다.
김도영이 아직 타격을 못하지만, 연습은 캔버라에서부터 시작한 상태다. 본인은 캔버라와 인천공항 일시귀국 당시 “개막전 가능하다”라고 했다. 23일 개막전이 가능하면 시범경기서 1~2차례 정도 이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는 얘기다. KIA 팬들의 가슴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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