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우크라 전쟁 2년…남북 군비 경쟁

KBS 2024. 3. 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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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와 미국이 오는 4일부터 14일까지 열하루 동안 한반도 방어 연합 훈련인 FS, 즉 ‘자유의 방패’ 연습을 실시합니다.

이번 연습에서는 특히 북한 순항미사일 탐지 타격 훈련 같은 실기동 훈련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실시됩니다.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은 이달에만 48회 이뤄진다는 게 합참의 설명인데, 지난해 3월과 4월을 합쳐도 23회였던 연합 실기동 횟수의 배가 넘습니다.

북한 핵무기 사용에 대비한 핵 작전 연습은 이번이 아니라 오는 8월에 있을 UFS, 즉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첫 전면전은 이제 두 해를 넘었죠.

지리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거리가 꽤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졌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에서 보듯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펼치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먼저 2주기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남북한과의 연관성 문제부터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두 나라 간 군사 협력 등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탓인지 김정은 위원장 얼굴엔 긴장한 빛이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마치 아이처럼 활짝 웃는 순간이 포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함께 전용차량인 아우르스의 뒷자리에 올랐을 때였습니다.

무게만 약 7톤, 차량 가격은 최대 11억 원에 달해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최고급 경호 차량.

푸틴 대통령은 최근 이 아우르스를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20일 : "조·러 두 나라 수뇌분들 사이에 맺어진 각별한 친분관계의 뚜렷한 징표로 되며 가장 훌륭한 선물로 된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밀착하는 북러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2년 전 러시아의 전격적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반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자유민주주의 연대라는 틀 안에서 경제적,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섰습니다.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했고, 우크라이나에는 1억 달러 상당의 구호 물품을 즉시 지원했습니다.

올해 3억 달러, 2025년 이후 중장기적으로 2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최상목/경제수석/2023년 9월 :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의 경험을 살려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과 정의 참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직접적인 군수물자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5월 한국의 포탄 수십만 발이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이송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강윤희/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 "155mm 포탄을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하루에도 몇 천 발씩 소진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나토 측에서 2주에 걸쳐서 생산했을 때 만들 수 있는 양을 우크라이나가 하루에 소진합니다. 여러 가지 군수 물자가 부족해지는 그런 상황까지 가다보니,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국가가 어디 있을까 하고 지도를 펼쳐 놓고 살펴보면 분쟁 상황 속에서 굉장히 많은 군수 문자를 비축하고 있던 한국, 그리고 러시아 측에서는 북한이 아주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북한은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돌파구로 삼는 모습입니다.

국제사회가 침공국인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꺼리는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는 대가로 반대급부를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근 이미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 수백만 발을 넘겼고, 대가로 기술이전을 받으면서 식량, 생필품 등도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북한산 무기가 러시아에 공급됐다며 한글이 쓰여진 무기들을 그 증거로 내세우고 있지만.

[존 커비/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1월 5일 : "러시아가 1월 2일 여러 발의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 지역의 대규모 공습에서 사용했습니다."]

북러는 무기 거래 사실을 적극 부인하며 오히려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굉장히 기이한 현상입니다. 우리한테 익숙한 그러니까 한반도의 남북한한테 익숙한 것은 오랫동안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남한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아 왔잖아요? 그들 요구에 따라서 무기를 그들 나라에 사실상 제공하고 있는 이런 어떤 상황 자체가 굉장히 기묘한 현실이라고 볼 수 있겠죠."]

독일 주간 슈피겔은 올해 초 “수천km 떨어진 유럽에서 남북한 무기가 서로를 겨냥할 수도 있다”면서 군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는 결코 한반도와 전 세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더군다나 앞으로 있을 어떤 불확실성은 한미 동맹이 북·러 연대 보다 훨씬 더 불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겁니다. 지금 김정은과 푸틴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과 미국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할지 모르고 하는 상황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일대 파란이 일어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단국가이자 북한의 지속적 도발에 직면해 있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힘이 없는 평화의 허구성과 함께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고, 한편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도 주고 있습니다.

[리포트]

개전 초기, 예상을 깨고 맹렬하게 항전한 우크라이나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영토의 20% 가량을 빼앗겼고, 최대 격전지였던 아우디이우카에서도 치열한 교전 끝에 철수했습니다.

전쟁의 균형이 사실상 러시아로 기울었다는 평가와 함께, ‘시간은 푸틴의 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2월 20일 : "이것은 분명한 성공입니다. 축하합니다. 발전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등의 군사적, 경제적 지원 하에 러시아의 전방위 공세를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 미국의 군사 물자 지원은 올 여름이 되면 한창 때의 12%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의 추가 지원 예산은 야당인 공화당 반대로 계류 상태인 데다, 나토와 EU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에서 가장 첫 번째는 결국 동맹의 중요성입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 나토의 동맹이었다면 러시아는 침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미 동맹이라고 하는 동맹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보장돼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또, 전쟁 당사국이 막대한 자원과 군사장비 공급망을 갖출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로도 전쟁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교훈도 남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발 빠른 전시 경제 전환을 바탕으로 서방의 제재에도 장기전을 수행할 능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군사비를 전년 대비 70% 늘린 천억 달러로 책정했고, 군사용 드론 생산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강윤희/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 "러시아의 자원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흔히 아는 석유, 가스뿐만이 아니라 모든 비철금속이 다 있고 거기에 다이아몬드에 금까지 납니다.그러니까 원하기만 하면 러시아는 자급자족 경제가 가능한 나라예요. 지금같이 경제 제재를 가해 버리면 어떤 효과가 나냐면, 경쟁력이 없던 러시아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게 돼요. 국내적으로. 소련 시절에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스탈린의 일국 사회주의에 의해서 자국 안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 식으로 만족을 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하는 그런 실험에 성공한 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1991년 걸프전으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전쟁이 미래전의 대표적 모습일 거란 환상도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첨단무기보다는 포탄과 비교적 저렴한 드론이 전장을 채웠고, 단기 섬멸전 대신 서서히 서로의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장기 소모전 양상으로 흘렀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기술 진보가 역시나 현대 전장에서의 100%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무기 체계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하이(High), 그리고 재래식 무기와 같은 이런 로우(Low), 하이 앤 로우를 섞어 적절한 균형을 통해서 전력들을 잘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겠고요."]

무엇보다 되새겨야 할 것은 대규모 영토 분쟁의 시대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 또, 승패와 관계없이 전쟁은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양측 모두 상대방을 없애서 자신의 체제로 통일하겠다, 통합하겠다고 하는 목표를 갖고 있잖아요. 때문에 영토를 뺏고 빼앗는 이런 치열한 전쟁 양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슷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은 뭐냐면 한반도 전체가 초토화 되겠죠."]

[강윤희/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 "우리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전쟁이 안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상대방의 능력은 과소평가하고 나의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보통 이런 경우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런 것은 피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전쟁의 파장은 동북아와 한반도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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