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자는 문어, 꿈도 꿀까

백창은 기자 2024. 3.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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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사람처럼 잠을 자고 꿈을 꿀까요.

문어가 조용한 잠을 자고 있을 때 문어의 뇌에서는 사람의 비렘수면 상태와 비슷한 활동이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이끈 샘 레이터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원 컴퓨터 신경윤리학부 교수는 "사람은 잠에서 깬 뒤 어떤 꿈을 꿨는지 이야기할 수 있지만, 문어는 꿈을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며 "앞으로 문어가 꾸는 꿈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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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동물도 사람처럼 잠을 자고 꿈을 꿀까요. 그동안 과학자들은 잠을 자고 꿈을 꿀 수 있는 건 사람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거의 모든 동물이 잠을 자고 포유류와 조류 등 많은 동물이 사람처럼 렘수면과 비렘수면을 번갈아 겪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문어가 사람과 비슷한 수면 패턴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원 연구팀은 라케우스 문어 29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문어가 잠자는 동안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관찰했어요.

가만히 잠을 자던 문어는 갑자기 피부색을 바꾸고 눈과 다리를 움직이며 호흡이 빨라지는 등 변화를 보이다가 다시 조용한 상태로 돌아갔어요. 이런 모습은 약 1분간 지속됐고 1시간 간격으로 반복됐습니다.

연구팀은 또 잠든 문어를 수조 속에 넣고 고무망치로 수조를 두드렸어요. 그 결과 잠든 문어는 때로는 소리에 반응을 보였지만 어떤 때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어가 사람처럼 얕은 잠과 깊은 잠을 자고 깊은 잠을 잘 때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거예요.

연구팀은 문어의 수면 상태를 조용한 잠과 활동적 잠으로 구분하고 각 상태에서 뇌 활동을 분석했어요. 문어가 조용한 잠을 자고 있을 때 문어의 뇌에서는 사람의 비렘수면 상태와 비슷한 활동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활동적 잠을 잘 때는 사람의 렘수면처럼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한 뇌파가 관찰됐죠.

문어는 깨어 있을 때 피부색을 다양하게 바꿉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자신을 숨기거나 위장하고 다른 문어와 소통하기 위해서죠. 연구팀은 인간이 렘수면을 통해 뇌의 기억을 강화하는 것처럼 문어도 깨어 있을 때의 경험을 자면서 학습해 피부색을 바꾸는 연습을 할지도 모른다고 추정했어요. 문어도 사람처럼 꿈을 꿀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연구를 이끈 샘 레이터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원 컴퓨터 신경윤리학부 교수는 “사람은 잠에서 깬 뒤 어떤 꿈을 꿨는지 이야기할 수 있지만, 문어는 꿈을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며 “앞으로 문어가 꾸는 꿈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잠을 자고 있는 문어의 모습, 문어가 깨어 있을 때와 활동적 잠을 잘 때 피부 색깔이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Keishu Asada, OIST 제공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3월 1일, 통합과학 넓히기 사람처럼 자는 문어, 꿈도 꿀까?

[백창은 기자 b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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