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어 줄 기숙사도 없다"... 중국 최악 취업난에 대학원생 6년째 증가

조영빈 2024. 3. 2.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에서 대학생들의 '대학원 쏠림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보다 일단 대학원에서 '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지만, 일부 대학에선 "더 이상 내어 줄 기숙사 방마저 없다"고 호소하는 상황도 초래됐다.

대학생들이 구직 대신 대학원을 향하는 것 역시 이처럼 극심해진 취업난을 피해 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규 대학원생 130만 명 기록
기숙사 포화에 '숙소 임대' 등 고육책
2021년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학부생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에서 대학생들의 '대학원 쏠림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보다 일단 대학원에서 '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지만, 일부 대학에선 "더 이상 내어 줄 기숙사 방마저 없다"고 호소하는 상황도 초래됐다.

1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날 '국민경제 사회발전 통계 보고'를 발표, 지난해 신규 대학원 등록자 수가 13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대학원 등록자 규모는 △2018년 85만 명 △2019년 91만 명 △2020년 110만 명 △2021년 117만 명 △2022년 124만 명을 포함,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3%를 찍으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5개월간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가, 같은 해 12월 재학생을 모집단에서 빼는 새로운 통계 기준을 도입해 지난해 연간 청년실업률이 14.9%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업 포기 인원'을 '비노동력 인구'로 분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한 대학생이 함께 온 어머니와 함께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청년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신화망 화면 캡처

대학생들이 구직 대신 대학원을 향하는 것 역시 이처럼 극심해진 취업난을 피해 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학부 졸업생 대비 석사 과정 졸업생 비율은 2012년 35%에서 취업난이 가중된 2021년엔 58%로 증가했다. 박사 과정 졸업생 비율도 같은 기간 5.8%에서 9%로 늘어났다.

명보는 "베이징과 인접한 창핑 대학가와 상하이, 난징 등 주요 도시 대학의 기숙사들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많은 대학이 기숙사 제공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베이징대·베이징 사범대·난징대·난카이대·푸단대 등은 2024 입학 요강을 통해 "석사 과정 인원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또 일부 대학은 교직원이 살던 기숙사 방을 대학원생에게 제공하거나, 캠퍼스 외부 숙박 시설을 기숙사로 임대하는 고육책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들은 4일 개막하는 중국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청년 고용 창출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산둥성은 공공 부문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푸젠성과 지린성 등은 '일자리 매칭 시스템' 구축 등의 대책을 각각 내놨다. 대체로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찾아주겠다는 내용이다. 내수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최근 취업난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 정도 수준의 대책이 유의미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