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계 속, 나발니 사망 2주만에 장례식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3. 2.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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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모여 시민 수천 명 추모
1일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 지구의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덜어주소서) 성모상 교회’에서 지난달 수감 중 의문사한 민주화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이 꽃으로 덮인 채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민주화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동묘지에서 치러졌다. 시베리아 오지의 교도소에서 지난달 16일 의문사한 지 2주 만이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자신이 창립한 ‘반부패 재단’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그 주변인의 비리와 권력 남용을 고발했다. 48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푸틴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평가받아 왔다.

나발니의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69), 아버지 아나톨리 나발니(77) 등 가족과 동료·지지자들은 이날 낮 12시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 지구의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덜어주소서) 성모상 교회’에 모여 추도식부터 치렀다. 나발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시민 수천 명이 교회 앞에 줄을 섰다. 피에르 레비 주(駐)러시아 프랑스 대사와 린 트레이시 미국 대사 등 서방 외교관들도 눈에 띄었다. 나발니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나발니”를 외치며 손뼉을 쳤다.

나발니의 시신은 앞서 그가 사망한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연방 제3교도소(IK-3)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 영안실에 보관됐다가 지난달 24일 가족에게 인계됐다. 이후 모스크바까지 약 2000㎞를 이동했다. 추도식 후 나발니의 관은 약 2㎞ 떨어진 보리솝스코예 공동묘지로 옮겨져 러시아 정교회 사제의 집전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가족과 동료들은 매장 직전 그의 시신에 입을 맞추고, 명복을 비는 기도를 바쳤다. 교회 앞에 운집했던 시민 상당수가 묘지까지 따라왔고, 이 중 일부는 “당신을 잊지 않겠다”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외쳤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반정부 시위 발생을 우려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장례식이 열린 교회와 묘지 주변에 경찰 병력 1000여 명이 배치됐다. AFP는 “이 중 일부는 시위 진압 장비로 무장하고 있었다”며 “보안 카메라 수백 대가 추가로 설치됐고, 곳곳에 금속 울타리가 놓여 군중의 이동을 통제했다”고 전했다. 묘지 입구에는 테러 예방을 이유로 금속 감지기가 놓였고, 경찰의 검문·검색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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