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사실 알고도 침략을 정당화한 독일인
유석재 기자 2024. 3. 2. 04:57
독일인의 전쟁 1939-1945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지음 | 김학이 옮김 | 교유서가 | 976쪽 | 5만3000원
1942년, 소독 전문가이자 독일 친위대 장교인 쿠르트 게르슈타인이 우크라이나 땅에 세워진 유대인 수용소 베우제츠를 방문했다. 거기서 그가 목격한 것은 르비우의 유대인들이 가스실에서 죽어가는 장면이었다. 게르슈타인은 이 대량 학살을 세계에 알리고자 베를린의 루터파 주교에게 사실을 전하고 스웨덴 외교관과도 접촉했으나, 주교는 침묵했고 스웨덴으로 보낸 보고서는 서류철에 처박혔다.
영국 역사학자로서 나치즘 연구가인 저자는 2015년에 낸 이 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숱한 독일인들의 편지와 일기, 묻혀 있던 사료를 들춰내 제2차 세계대전을 수행했던 독일 사람들의 내면을 추적한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독일인은 늦어도 1943년까지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민간인에 대한 연합군 공군기의 폭격을 엉뚱하게도 ‘유대인의 보복’으로 인식했고, 자신들이 그 범죄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공범이 된 결과 오히려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겼다. ‘민족 방어 전쟁’이라는 뒤틀린 대의가 자신들이 일으킨 침략 전쟁을 정당화했고 패전의 순간까지 그들을 적극적으로 싸우게 했다는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국정원 “北 김여정 손 잡고 나온 두 아동, 자녀 가능성 있다”
- “최고의 동체착륙이었다”…같은 기종 몰아본 파일럿이 반박한 의문점 넷
- “3시간도 못 자면서도 연필을 내려놓은 건 이틀 뿐”...쓰리잡 뛰다 대학 합격한 10대 가장 인터
- 인도 총리가 준 2900만원짜리 다이아... 바이든 부부가 받은 선물 보니
- “매번 다니던 병원이었는데…” 항공 참사 희생 소아과 의사에 애도 물결
- [속보] 관저 들어간 윤상현 “공수처 물러가라고 설득 중…물리적 충돌은 없어”
- 방충망에 기댔다가 6층서 추락한 초등생
- 최전방 경계에 AI 영상분석 도입…‘별들의 무덤’ 22사단서 첫 전력화
- 윤상현, 한남동 관저 들어가... “공수처장·영장판사 탄핵해야”
- Hyundai Motor EVs secure up to $7,500 in U.S. tax credi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