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걷기·플래시몹… 전국 학생 아침을 깨운다
‘0교시 아침 운동’이 올해 새 학기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된다. 작년 부산교육청에서 시작한 아침 운동이 호평을 얻으면서 전국으로 퍼진 것이다. 전국 교육감들은 지난달 말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아침 운동을 활성화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필라테스, 플래시몹, 웨이트트레이닝 등 교육청별로 준비한 체육 프로그램이 전국 초∙중∙고에서 시작한다. ‘운동시키는 정신과 의사’로 알려진 존 레이티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학생 체육에 대해 “운동할 때 나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학생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런 호르몬들은 뇌를 조절하는 통제력을 길러줘 소위 ‘문제아’ 학생들의 폭력성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서울 초등학교에선 학교 운동장이나 강당을 걸으며 아침 잠에서 몸을 깨우는 ‘맨발 걷기’를 시작한다. 중·고교에선 아침 시간을 이용해 농구·축구·배드민턴 등 종목별 스포츠 활동을 하고, 학교 스포츠 클럽 참여와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이후 줄어든 학생들 간 대면 소통을 체육 활동을 통해 늘리겠다는 의도도 있다. 부산은 지난해 ‘아침 체인지(體仁智)’라는 이름으로 0교시 아침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올해 새 학기에는 학생이 일주일에 5번까지 아침 운동에 참여하도록 운동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작년 5억여 원이던 프로그램 운영비는 올해 5배가량인 25억원으로 늘렸다. 달리기와 스트레칭과 같은 맨몸 운동뿐 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과 필라테스 등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울산은 아침뿐 아니라 점심 시간과 방과 후에도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틈틈짬짬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체력 교실과 운동 동아리 참여를 틈틈이 할 수 있도록 9억원을 들여 학교 31곳의 체육 시설을 개선한다. 경기교육청은 ‘오아시스(오늘 아침 시작은 스포츠로)’ 아침 운동을 도입한다. 아침마다 태권도와 종목별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체조·안무로 아침을 여는 학교들도 생긴다. 충북은 아침 운동 프로그램 외에도 ‘함께해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맨손체조 영상 3편(교실형, 체육관형, 댄스형 체조)을 보급한다. ‘건강해유’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별로 저체력·비만 학생을 위한 웨이트트레이닝과 등산 활동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제주는 학생들끼리 군무를 추는 플래시몹을 활용하기로 했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플래시몹 안무를 학교에 보급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학생들의 신체·정신 건강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운동 기회가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신체 상태를 파악하려고 매년 실시하는 ‘학생 건강 체력 평가(PAPS·팝스)’ 결과만 보더라도, 가장 낮은 등급인 4·5등급 비율이 2019년 12.2%에서 2022년 16.6%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과체중·비만 학생 비율도 25.8%에서 30.5%로 증가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우울감이나 불안감, 폭력성도 커질 수 있다.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은 1020세대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정신과 입원 환자 중 1020세대 비율은 14.6%(1만3303명)였는데 2022년 22.2%(1만6819명)로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교육부도 학생 체육을 늘리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2년간 체육 시간은 80시간인데 144시간으로 확대한다. 교육과정에 ‘체육’ 과목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중학생의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 시간은 102시간에서 136시간으로 30%가량 늘린다. 고교생도 고교 학점제를 시행하는 2025년부터 체육 과목으로 1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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