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법대로 대처한다… 4일부터 미복귀 전공의 직접 조사

안준용 기자 2024. 3. 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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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시한 다음날 바로 강제 수사
의사협회 압수수색 - 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압수 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이날 압수 수색은 보건복지부가 최근 의료 대란과 관련, 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 방해 및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뉴스1

1일 경찰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과 간부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것은 의료 파행에 대해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병원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복귀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2월 29일이 지나자 예고대로 바로 강제 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연휴가 끝난 뒤 4일부터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사법 처리 절차에 착수한다.

이날 의협 간부들에 대한 강제 수사는 정부의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면서 연휴 기간인 3일까지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 2000년 이후 세 차례 의사 파업 때는 정부가 대부분 의사들 요구를 들어주고 물러섰다. 그때는 집단행동에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갔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란 의미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복귀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9000여 명 중 29일 오후 5시까지 565명만 진료 현장에 돌아왔다. 대다수는 아직 “2000명 증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증원 반대’ 여론전을 주도하는 의협 간부들에 대한 강제 수사로 후배인 전공의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 개시(복귀) 명령’을 공고했다. 그간 우편을 보내거나 집을 직접 찾아가 복귀 명령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전공의들이 수령을 거부하자 홈페이지를 이용한 ‘공시 송달(送達)’로 법적 처벌의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전공의들은 ‘복귀 명령을 못 받았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복지부는 “명령서 확인 즉시 소속 병원에 복귀해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해 주기 바란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명령을 거부하는 경우 의료법에 따라 처분·고발될 수 있다”고 했다. 복지부는 이번 공고로 ‘복귀 명령’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4일부터는 병원으로 나가 미복귀 전공의들을 가려낼 계획이다. 이후 면허정지 처분에 관한 사전 통지서를 보낸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전 통지서를 받은 당사자들에게 미복귀 사유를 듣는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면허정지를 확정하게 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집행 정지 신청 등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복지부는 “3일까지 돌아오면 책임을 묻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복귀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일부 강경파 사이에선 “지금 돌아가면 아무것도 안 된다” “복귀를 호소하는 병원장들 말만 믿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단어)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지금 돌아가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는 전공의들도 있다. 서울 대학 병원의 한 교수는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연휴 동안 복귀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교수는 “제자(전공의)들이 처벌받으면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가 28~29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 293명 중 84.6%가 ‘전공의들이 사법 조치를 당한다면 교수들의 집단행동(겸직 해제, 사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형 병원에서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전문의를 갓 따고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들도 이탈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은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경찰 압수 수색과 관련, “전공의들의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등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의사 회원들은 3월 3일 여의도로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주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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