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씨앗에서 흙으로… 700년 나무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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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전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더글러스 퍼' 종(種) 나무 한 그루가 작은 씨앗에서부터 700년을 살다가 흙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을 책에 담았다.
저자가 나무에 매료된 것은 자신의 오두막 근처에서 높이가 50m, 둘레가 5m쯤 되는 거대한 더글러스 퍼 한 그루를 발견하고 나서부터다.
저자는 나무 한 그루의 역사를 통해 다른 시대, 다른 세계와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거대한 더글러스 퍼 나무는 산불에 타지 않도록 두꺼운 껍질을 진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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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나무에 매료된 것은 자신의 오두막 근처에서 높이가 50m, 둘레가 5m쯤 되는 거대한 더글러스 퍼 한 그루를 발견하고 나서부터다. 크기로 볼 때 400년쯤 되었으니 셰익스피어가 ‘리어왕’을 쓰기 시작할 무렵 생을 시작했고, 아이작 뉴턴이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을 때 처음 싹을 틔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저자는 나무 한 그루의 역사를 통해 다른 시대, 다른 세계와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나무의 일생을 ‘탄생, 뿌리 내리기, 성장, 성숙, 죽음’ 다섯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숲속 생명의 시작은 불이다. 세계의 숲은 200∼300년에 한 번꼴로 엄청난 규모의 불이 난다. 그보다 작은 지표면 화재는 30년에 두 번꼴이다. 죽은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흙에 양분을 제공하려는 자연의 섭리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거대한 더글러스 퍼 나무는 산불에 타지 않도록 두꺼운 껍질을 진화시켰다. 화재로 건조해진 더글러스 퍼 나무의 열매는 산불이 끝나면 껍질을 열고 씨앗을 날려 보낸다. 수많은 씨앗 중 소수만이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더글러스 퍼 씨앗은 다양한 숲 생명체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다. 저자의 더글러스 퍼 나무가 15살 무렵이었던 중세 말, 세상은 식물의 쓰임새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나가고 있었다. 성당에 돌 아치 대신 나무 들보가 들어갔고, 가죽 의복 대신 식물을 가공한 리넨 옷이 만들어졌다. 나무는 이런 시간을 거쳐 점점 나이 들어간다. 진균과 곤충의 공격을 더 이상 막아내지 못하는 나무는 고사목이 된다. 바닥에 쓰러진 거대한 나무는 완전히 흙이 돼 없어질 때까지 숲 생명체의 먹이가 되어 자연에 또다시 기여한다. 저자는 이것이 “모든 생명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와 닮았다”고 강조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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