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조선은 공산주의보다 민족주의를”
유상철 2024. 3. 2. 00:01
심지연 옮김
임경석 감수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지난해 말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펴낸 『제1회 극동근로자대회 회의록』이 주목을 끈다. 우리 독립운동가들은 동분서주했다. 1919년 파리강화회의와 1921년 워싱턴회의에서 일제로부터의 한국독립 문제를 제기하려 무진 애를 썼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낙담할 상황에서 1922년 1~2월 코민테른이 “약소민족은 단결하라”는 구호 아래 모스크바에서 개최한 ‘제1회 극동근로자대회’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9개국 144명이 참가했는데 한국에선 임시정부와 공산주의, 아나키즘 등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모두 56명이 참가했다. 자격 심사결과 최종 52명으로 기록됐지만 가장 많은 대표단이었다. 여운형과 김규식이 다섯 명의 의장단에 뽑히는 등 한국의 활약과 비중이 높았다.
책은 회의록이란 말 그대로 회의 발언 내용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박경’이란 가명으로 참석한 김규식의 ‘조선의 혁명운동에 관한 보고’와 여운형을 만난 레닌이 “조선은 (중략) 지금 당장 공산주의를 실행하는 것은 잘못이고 민족주의를 실행하는 편이 낫다”고 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가 영문 번역했고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가 감수했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겸 차이나랩 대표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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