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뽐내고 싸우고… 동물들의 치열한 짝짓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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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공작새는 화려한 꽁지를 자랑한다.
수컷 범고래는 2m가 넘는 웅장한 등지느러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무기로 쓰는 것도 아니고 '실용성'이 떨어진다.
종족 보존을 위한 수컷의 '필살기'인 셈이다.
일본 국립과학박물관 동물연구부 척추동물 책임연구자인 다지마 유코는 신간 '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을 통해 찰스 다윈의 성선택 이론을 중심으로 동물의 다양한 번식 전략과 종족 보존 전략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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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다지마 유코 지음/명다인 엮음/변재원 감수/플루토/1만8500원
수컷 공작새는 화려한 꽁지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를 유지하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들고 천적 눈에도 너무 잘 띈다. 수컷 범고래는 2m가 넘는 웅장한 등지느러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무기로 쓰는 것도 아니고 ‘실용성’이 떨어진다.
짝짓기 경쟁력은 화려한 외양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혹등고래는 수중에서 소리가 전파되는 속도가 대기보다 4배나 빠른 점을 활용해 3000㎞ 떨어진 곳까지 들리도록 노래를 부르고, 민부리고래는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 싸우고, 일각고래는 유니콘이라고 오해받을 만큼 위턱의 앞니를 키우기도 한다. 고릴라의 실버백, 오랑우탄의 플랜지, 사슴·기린·코뿔소의 뿔 역시 짝짓기와 관련해 특정 기관이 발달한 결과다.
저자는 고래, 염소, 말, 바다코끼리, 사자, 바다표범 등 생식기 형태와 교미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포유류는 모두 자궁과 태반으로 번식하지만, 자궁과 태반, 출산의 형태는 다양하다. 이 역시 번식의 용이함 때문이다.
‘필사의 수컷’과 달리 교미 전까지 암컷은 도도하다. 그저 마음에 드는 수컷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부터는 암컷 역시 위험천만한 자연에서 안전하게 출산·육아를 이뤄내기 위한 생존 전략에 골몰한다. 돌고래가 아기를 거꾸로 낳는 것도, 난산의 위험에도 말이 새끼를 다 키워서 낳는 것도 위험에 노출된 자연에서 최대한 많은 새끼를 안전하게 낳고 한 마리라도 더 많이 키워내기 위해서다.
자손과 종의 번영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동물의 모습은 동물에 대한 이해와 함께 모든 생명의 신비와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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