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자폐라고?” 억장 와르르…숨겨진 능력 드러나자 ‘반전’ [Books]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3. 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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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 4살까지 말을 못했다.

직감적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을 타고난 알은 열여살에 집을 떠나 전화 교환원으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앤디 워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등이 자폐적 성향을 가졌음에도 뛰어난 체계화 능력을 통해 높은 성과를 이뤄낸 대표적 인물이다.

하지만 인간의 다채로운 인지능력을 옹호하는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자폐인을 옹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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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시커 / 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 강병철 옮김 / 디플롯 펴냄
에디슨·앤디 워홀·안데르센 등
자페적 성향 가진 사람일수록
패턴을 분석하는 능력 뛰어나
자폐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 출처=ENA]
알은 4살까지 말을 못했다. 입이 트이고 나서도 다른 아이와 달랐다. “왜? 왜? 왜?” 보는 것마다 집요하게 물었고, 토머스 그레이의 ‘시골 묘지에서 읊은 만가’를 쉬지 않고 낭송했다. 교사가 두 손을 들고 포기하자 엄마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집과 도서관에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독학을 하게 된 알은 늘 자신만의 패턴으로 세상을 이해했다. 무언가를 배우면 실험을 해야했고, 도서관의 책도 맨아래 서가부터 위쪽으로 한 권도 빠짐없이 읽어야 했다. 열두살에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읽고 물리학을 독학한 알은 열다섯살에는 모스 부호에 완전히 빠졌다.

직감적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을 타고난 알은 열여살에 집을 떠나 전화 교환원으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이 해에 첫 발명품을 내놓았다. 무인 전신국 사이에서 모스 부호로 신호를 전송하는 자동 중계기라는 장치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는 끊임없이 발명을 계속했다.

놀랍게도 자폐인들은 많은 경우 뛰어난 패턴 탐구자인 경우가 많으며, 이 재능은 발명과 연관성이 있다. 케임브리지대 발달정신병리학 교수 사이먼 배런코언은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자폐적 특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 또한 자폐인 비율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에디슨은 ‘만일-그리고-그렇다면’ 패턴으로 1만 번씩 검토하는 연구와 실험을 통해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며 수많은 발명품을 쏟아냈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또한 이 패턴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을 찾아냈다. 앤디 워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등이 자폐적 성향을 가졌음에도 뛰어난 체계화 능력을 통해 높은 성과를 이뤄낸 대표적 인물이다.

이 책은 뇌유형, 진화, 유전자와 성호르몬, 발명에 관한 경쟁 이론 등 자폐와 발명 사이에 놓인 방대한 주제를 다룬다. 사상 최대 규모인 60만 명의 뇌를 분석한 ‘영국 뇌 유형 연구’를 통해 배런코언은 인간의 모든 뇌는 다르며 각기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도록 진화했음을 밝혀낸다. 이 책은 또한 비언어적 시각 지능 검사에서 자폐인은 비자폐인보다 40% 더 빨리 패턴을 감지했다는 로랑 모트롱의 연구와 자폐인이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공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점을 밝힌 2013년 실리콘밸리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낡은 세계관으로 신경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을 분류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인간의 다채로운 인지능력을 옹호하는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자폐인을 옹호한다. “모든 사람은 천재다. 하지만 나무에 오르는 능력을 기준으로 물고기를 평가한다면, 그 물고기는 평생 스스로 멍청하다고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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