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의 각축장 된 조선… 130년 전 그날의 기록
침략을 우발적 사건인 듯 왜곡한 日정부
풍도해전·아산전투 거쳐 압록강까지
청·일이 싸웠지만 최대 희생자는 조선
관련 국내 연구 中·日 비해 턱없이 부족
한국인 시각에서 실증적으로 사료 분석
조선인들의 청일전쟁/조재곤/푸른역사/3만9000원
“새벽에 일본 병사 몇천 명이 와서 경복궁을 지키고 영추문 밖에 이르렀는데, 자물쇠가 열리지 않자 나무 사다리를 타고 궁궐 담장을 넘어 들어왔다. 또 동소문은 불을 질러 돌진하여 자물쇠를 부수어 문을 열고, 임금이 계시는 집경당의 전폐 아래로 곧장 들어와 빙 둘러 호위하고 각각의 문을 지켜 서고 조신과 액속 모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기영 병정 중에 신남영에 있던 자는 곧장 건춘문으로 들어와서 일본 병정을 향해 발포했다.”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을 시작으로 청일전쟁이 시작됐다. 일본군은 7월25일 경기도 남양만의 풍도에서 풍도해전, 7월29일 충청도 성환 및 아산 전투 등에서 잇따라 승리한 뒤 8월1일 뒤늦게 공식적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청일전쟁은 정보와 전략, 기동성, 군수 등에서 압도한 일본군 승리로 빠르게 전개됐다. 일본군은 9월 청나라 군사가 주둔하고 있던 평양으로 진격했고, 압록강 하구에서 청나라 북양함대를 격파해 제해권을 확보했으며, 10월 하순 압록강을 넘어선 뒤 11월 랴오둥반도와 뤼순항을 공격해 점령했다. 이듬해 웨이하이요새로 피신한 북양함대를 공격해 요새를 함락했고, 다시 3월 말 타이완에 상륙해 점령했다. 결국 4월17일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됐다. 청나라는 조선이 완전한 자주독립국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배상금 2억냥을 지급했으며, 랴오둥반도·타이완 등을 할양했다.
그럼에도 청일전쟁에 대한 국내 연구는 턱없이 미흡했다. 대체로 중국 출신의 진순신이 쓴 군담류 소설 ‘청일전쟁’을 읽거나, 일본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 학자들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책에는 청나라 제당파와 후당파간 갈등이나 경복궁 점령 직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일본군이 실시한 빈민 구호 사업, 평양전투 전과를 허위 보고한 청나라 예지차오의 말로 등 새로운 사실도 적지 않다. 아울러 성환전투에서 진격의 나팔병졸로 알려진 시라카미 겐지로가 실은 안성천을 건너다가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나, 무려 100명이 넘는 특파원을 보내서 일본에 유리하게 여론을 조성하는 모습 등 일본 군국주의의 민낯을 보여 주는 읽을거리도 적지 않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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