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도 안하고 말도 더 잘 들어”…대기업이 수천억씩 쏟아붓는 ‘이것’
美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에
MS·인텔·삼성 등 9천억원 투자
BMW 생산 공장에 투입 예정
휴머노이드 공들이는 빅테크
인력 부족·인건비 문제 해소
생성형AI 탑재땐 소통도 가능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 및 물류업 현장에서 사람의 역할을 해줄 대안으로 꼽히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로보틱스 스타트업 ‘피규어AI’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의 대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피규어의 기업가치는 단번에 26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설립 3년차에 직원이 8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스타트업이 엄청난 속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 투자에는 삼성벤처투자와 LG이노텍도 소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빅테크기업들과 삼성·LG 등 한국의 전자회사들까지 동참하면서 피규어AI는 명실공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피규어AI는 연쇄창업가인 브렛 애드콕이 2022년에 창업했다. 그는 전기수직이착륙기 회사 아처 에비에이션을 창업해 상장시킨 경험이 있고, 베테리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2018년 아데코 그룹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피규어가 2년도 안돼 기업가치가 3조5000억원을 인정받은 것은 그만큼 이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고 경쟁도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휴머노이드형 로봇 개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테슬라에서 만드는 ‘옵티머스’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공중제비를 넘거나, 점프를 하고 춤을 추는 등 로봇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옵티머스는 계란을 손으로 집거나 빨래를 개는 등의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고,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도 보여줬다.
인간과 가장 닮아있고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피규어AI의 로봇 피규어01은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자동차 공장에서 시범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테슬라가 만드는 옵티머스도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현장에 투입된다.
피규어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들도 나오고 있다. 어질리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은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인간 작업자를 돕고 있다. 1X는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회사로 오픈AI와 EQT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 1X도 공장이나 가정에서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하게된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AI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챗GPT처럼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게 되면 보다 다양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피규어는 오픈AI와 협력에 대해 “이번 계약의 목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LLM을 적용하면 로봇과 인간 동료 간에 보다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방법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로봇의 활동능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엔비디아는 과거 ‘유레카’라는 AI모델을 공개한 적이 있다. AI를 통해서 로봇을 학습시켜 사람처럼 민첩하게 손을 움직일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글은 인간형은 아니지만 인간의 언어를 이래하는 로봇 RT-2와 사람의 요리하는 모습을 학습해 따라하는 알로하라는 가정용 로봇을 최근 공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2025~2028년 경에는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활동하고 소비자들에게는 2030~2035년 사이쯤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10~15년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은 약 60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미국 제조업 노동력의 4%와 노인층 케어의 2%를 책임진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피규어가 공개한 최근 데모영상에서 로봇은 인간 속도의 약 16.7% 밖에 내지 못했다. 피규어는 기술에 대한 과장을 막기위해 영상을 빠르게 하거나 조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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