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위급” 공시송달 즉시 효력발생… ‘집행부 타깃’ 논란도 [의료대란 ‘비상’]
정책 비판 前 인턴 대표 등 포함
정부 “압박용 본보기” 주장 부인
“특정인 대상 아냐… 순차적 처리”
의협 압색서 투쟁로드맵 등 확보
내주 중 관련자 소환… 수사 급물살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과 이를 부추긴 혐의 등으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등에 대해 1일 행정처분과 강제수사에 각각 착수하면서 의료계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가 이날 공시송달한 대상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을 비판해 온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 외에 서울대병원 박모씨,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박모씨, 삼성서울병원 김모씨, 서울아산병원 한모씨, 동국대 일산병원 최모씨, 건국대병원 김모씨, 충북대병원 전모씨, 조선대병원 오모씨, 분당차병원 정모씨, 계명대동산병원 박모씨, 인제백병원 정모씨 13명이다.
13명 중 10명 이상은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이자 대전협 비대위 소속으로 확인됐고, 류옥하다씨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을 비판해 온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집행부에 대한 ‘본보기’ 처분으로 다른 전공의들의 복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주소가 특정되지 않는 등 등기 송달이 되지 않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했다”며 특정 전공의를 대상으로 공시송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13명 외에도 우편 송달 등으로 확인이 되지 않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공시송달을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초기 등기 송달 대상에 대전협 비대위 소속 전공의들을 모두 포함했다는 의미라서 정부가 애초 비대위 전공의들을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공시송달 대상자에 포함된 류옥하다씨는 “정부가 계속 이렇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의사협회 회관 압수수색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회의록 등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은 의협 전현직 간부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사단체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보건복지부 고발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이틀 뒤인 이날 전격적으로 전방위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협이 예고한 3일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이들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경찰은 이날 영장에 의협 회의록과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관련 지침 등을 압수 대상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주최로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각각 열린 집회·시위 계획서와 참석자 명단 등도 압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피고발인 중 일부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장 소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고발된 인물에 대해선 신속하게 출석을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추가 고발에 나설 경우 경찰 수사 대상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대전협 비대위 집행부나 병원별 전공의 대표 등이 고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우·조희연·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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