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둥둥…공포의 폐어구, 어민들까지 위협
[KBS 제주] [앵커]
바다 위를 떠다니는 폐어구는 어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어선에 감기기라도 하면 옴짝달싹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런 폐어구에 의한 선박 사고, 제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 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항구인 한림항.
수협 건물 뒤편에 사무실 책상만 한 마대 수백 자루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어림잡아 아파트 3층 높이만 합니다.
악취로 벌레가 꼬여 방역 작업도 한창입니다.
집하장 밖에도 잔뜩 쌓여있는 건 폐어구.
어선에서 사용하거나 바다에 버려진 것들입니다.
차라리 마대에 담겨 이렇게 집하장까지 오면 다행입니다.
바다에서 수거되지 못하거나 떠다니는 폐어구들은 어민들의 안전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이틀간 갈치 조업에 나섰던 한 연승어선 한림항 서쪽 30km 해상에서 스크루가 폐그물에 감겨 조업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정태유/어선 선주 : "돈 1,000만 원 정도 손해를 보죠. 조업 못 하고 하면 그런 피해도 있고 들어와서 잠수부 또 불러야 하고. 연승 배들은 폐그물이나 폐어구가 올라오면 전부 다 갖고 오거든요 육지로."]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최근 5년간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부유물 감김 사고는 370여 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이 통계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는데, 다른 어선의 도움으로 구조돼 보고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유물 감김 사고는 해경에 접수된 선박 사고 가운데 20%에 이릅니다.
[문경원/제주해양경찰서 경비계장 :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서 2차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폐어구, 폐그물 등 해상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없도록 어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바닷속 흉기로 변한 폐어구가 해양생물을 넘어 어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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