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협 전·현직 간부 5명 압수수색···6일 소환 통보도
경찰이 1일 대한의사협회 사무실과 전·현직 의협 간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9일이 지나자마자 곧바로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수사기관의 첫 압수수색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전·현직 의협 간부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내 비대위 사무실,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 사무실,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사회 사무실과 이들의 주거지 등에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와 PC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열린 의협 회의의 회의록,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관련 지침 등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15일 각각 열린 ‘제1차 전국의사 총궐기 대회’ ‘대한의사협회 전국 궐기대회’의 집회·시위 계획서와 참석자 명단 등도 압수 대상에 포함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등이 기재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도록 해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했다는 혐의, 전공의들의 업무개시 명령 위반에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배포·전파하고 단체행동을 지지하는 등 의료법 위반을 방조한 혐의 등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의협 전·현직 간부 5명과 인터넷에 ‘선동성’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 접수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배당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협회 회원인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라며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의협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숨길 것이 없다”라며 “휴대전화와 암호까지 모두 경찰에 제출했다”라고 했다. 그는 “경찰이 6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소환장도 제시했는데 휴대전화를 제출해 일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대한 빠르게 소환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임박했다. 복지부는 이날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 대표 등 12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했다. 정부는 오는 4일부터는 의료현장에 미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403011046001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