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하려 나왔다가 질식 사망…옥상 통로는 사다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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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경기 포천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어제(29일) 오후 7시 반쯤 경기 포천시 소흘읍의 한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 6층에 살던 60대 여성이 숨지고 30대 남성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60대 여성은 4~5층 계단참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30대 아들과 함께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다 위층으로 올라온 연기를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취재진이 현장에 가보니, 불이 난 3층 옆집부터 아래층들은 그을린 흔적이 거의 없었던 반면, 4~6층은 벽과 계단, 현관문이 전부 새까맣게 그을리고 소화전이 녹아내리는 등 피해가 컸습니다. 뜨겁고 까만 연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위층 피해가 더 심했던 겁니다.
꼭대기인 6층에는 세대 출입문 옆에 옥상으로 나갈 수 있는 작은 비상 사다리가 있었습니다. 유일한 옥상 통로인데 좁고 중간부터 설치돼 있어 연기로 시야가 차단된 상황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5층 주민은 "현관문을 열어보니까 연기가 꽉 차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며 "이대로 나갔다가는 연기에 질식될 것 같아서 안방 문을 닫고 창문에 얼굴만 내민 채 구조대를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주민 역시 병원으로 옮겨져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지만,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옆집이나 위아래 집에 불이 났을 때는 무조건 대피하지 말고, 상황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새까만 연기가 복도와 계단을 뒤덮은 상황이라면 현관문을 닫고, 가장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불이 난 3층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36년 된 노후 아파트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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