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성 파도 두번 맞고 좌초…아버지는 배 안에" 애타는 생존자

정세진 기자 2024. 3. 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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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갈치잡이 어선 A호(33톤·서귀포 선적) 전복 사고는 순간적으로 들이닥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생존자인 A호 기관장 박재현씨(46)는 1일 오전 10시3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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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1일 오전 7시24분께 제주 서귀포 마라도 서쪽 약 20㎞ 해상에서 서귀포선적 근해연승 어선 A호(33t·승선원 10명)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사고 선박 모습.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24.03.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양영전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갈치잡이 어선 A호(33톤·서귀포 선적) 전복 사고는 순간적으로 들이닥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생존자인 A호 기관장 박재현씨(46)는 1일 오전 10시3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박씨는 "조업 중 갑자기 배 옆 쪽으로 너울성 파도를 한 차례 맞았다"며 "그 때 조타실에 있던 아버지(선장)께서 배를 돌리려고 했는데 배는 움직이지 않고 45도로 기울기 시작했고, 아버지께서는 바로 인근 어선에 '배가 기울고 있다'고 무전을 치셨다"고 했다.

그는 "급하게 베트남인 선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주고 아버지가 계신 조타실로 가려고 했는데 배에 이미 바닷물이 가득 차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 때 다시 한 번 너울성 파도을 맞았고, 이후 배는 오른쪽으로 90도 정도 완전히 기울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베트남인 선원들이 창문 아래로 내밀어 준 손을 부여잡고 겨우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무전을 받고 달려온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자신을 구해준 동료 선원들과 인근 어선에 거듭 감사함을 전하면서도 "아마 아버지께서는 아직까지 배 안에 계실 것"이라며 빠른 생환을 간절히 바랐다.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A호는 이날 오전 7시24분쯤 마라도 서쪽 약 20㎞ 해상에서 이번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A호에는 박씨 부자와 한국인 선원 3명, 베트남인 선원 5명 등 총 10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낮 12시 기준 현재까지 구조된 선원 수는 기관장 박씨와 한국인 선원 2명, 베트남인 선원 5명 등 모두 8명이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 1명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7분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선원 7명은 대체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안타깝게도 선장 박씨와 한국인 선원 1명의 구조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해경은 경비함정 3척, 헬기 2대, 민간 어선 8척, 관공선 1척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사고 해역에 초속 16~18m의 강풍이 불고 물결도 4~5m로 매우 높게 일고 있어 A호 접근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해경 항공구조사 1명의 경우 이날 오전 A호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려 요추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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