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바람에 2월 코스피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3월은?
국내 증시에서 매년 2월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큰 상승이나 하락을 하지 않는 관망세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약 20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르는 이례적 상황이 나왔다.
'2월 코스피·코스닥' 이례적 상승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5.82% 올랐다. 매년 2월을 기준으로 보면 2005년(8.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매년 2월 코스피지수 등락률이 평균 -0.13%였던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2월엔 0.50%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7.97% 올랐다. 2000년 '닷컴 버블' 때 2월 한 달 새 코스닥지수가 39.92% 올랐는데,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2013~2023년 매년 2월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은 평균 0.88%에 그쳤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올해 지수가 이례적으로 오른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해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걸 목표로 한다. 정부는 발표 당시 한국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기업들이 가치 제고에 나설 것을 예상해 이른바 ‘저(低) PBR주’ 등에 시장 수급이 몰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선 PBR이 낮으면서 업황이 나쁘지 않은 기업, 자사주를 많이 보유해 소각 계획을 내놓은 기업 등이 특히 주가가 많이 올랐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여력과 의향이 클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PBR이 0.22배인 흥국화재는 지난달 45.77% 상승했다. 삼성생명(39.83%), LIG넥스원(36.25%), SK스퀘어(34.68%), 현대차(28.73%), 기아(20.99%) 등 다른 저 PBR주도 이 기간 주가가 수십% 반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대형 성장주의 상승 폭이 컸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지난달 평균 상승 폭은 35.39%에 달했다. 알테오젠(107.76%), 엔켐(71.56%), 신성델타테크(66.89%)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24.82%, 지난 28일 5대1 액면분할을 공시한 에코프로는 23.11% 올랐다.
3월도 상승세 이어질까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달엔 증시가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례적인 단기 급등 뒤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증시가 기술적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박스권 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신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시 상승을 주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이 어느 정도 소진됐다"며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애플의 전기차 개발 포기에 따른 전기차 시장 전망 조정 등이 주요 업종의 주가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열리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2차 세미나 이전까지는 별다른 정책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달 중엔 저 PBR 장세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대한 순환매가 예상된다"고 했다. ROE가 양호하지만 올들어 수익률이 낮았던 헬스케어, 반도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순환매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엔 가치주냐 성장주냐를 막론하고 종목 경쟁력에 따라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성장주는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있으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에서 소외됐던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지수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지 말고 섹터를 선별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원 연구위원은 "이달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구간을 지날 것이기 때문에 지수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될만한 섹터를 찾아 투자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은행, 자동차, 유틸리티 등 내수형 가치주를 중심에 두고 점차 수출형 민감주 비중을 확대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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