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이크론, SK하이닉스 맹추격…이 메모리칩 뭐기에

나원식 2024. 3. 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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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속기' 탑재 HBM 주목…선두 SK하이닉스 상승세
삼성·마이크론, 차세대 HBM 계획 발표…3파전 가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맞는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최근 주목받는 제품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이 메모리칩은 AI 시대의 강자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인 H100 등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가 이 제품으로 먼저 엔비디아와 손을 잡으며 주목받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맹추격에 나서는 형국이다. 두 기업은 특히 최근 잇따라 차세대 HBM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달 엔비디아에 차세대 제품을 공급하는 등 HBM 1위 타이틀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다.

/그래픽=비즈워치.

마이크론·삼성전자, 잇달아 HBM 개발·양산 발표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과 최대 용량을 구현한 HBM3E 개발을 완료했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시중 제품보다 AI 학습 속도를 34%가량 향상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삼성전자, 업계 최초로 12단 쌓은 5세대 HBM 개발(2월 27일)

이에 앞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HBM3E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 제품을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H200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혀 더욱 주목받았다.

HBM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탑재된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제품이다. AI 가속기란 생성형 AI에 필수인 대규모 데이터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로 이해하면 쉽다. 엔비디아의 H100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H100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을 붙여 만든다.

그간 HBM 제품군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제품 개발에 경쟁사보다 속도를 내면서 앞서가는 형국이었다. 특히 HBM 4세대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면서 선점 효과를 누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0% 정도다. 이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각각 40%, 10%의 점유율로 뒤를 쫓고 있다.

차세대 HBM, 엔비디아 H200에 탑재…경쟁 치열해진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잇따라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 소식을 알리면서 HBM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면서 선두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HBM 5세대인 HBM3E를 먼저 양산했다는 점을 강조해 내세웠다.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HBM 시장에 발을 들이기 위해 4세대를 건너뛰고 곧장 HBM3E 개발에 나선 바 있다. 마이크론은 "HBM3E의 업계 최고의 성능으로 AI 솔루션을 강화하면서 업계 선두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를 엔비디아 H200에 탑재할 거라고 밝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H200은 기존 주력 제품인 H100을 대체할 차세대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내달부터 양산할 HBM3E 제품 역시 H200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삼성전자는 HBM3E 중에서도 D램을 12단으로 쌓은 36GB(기가바이트)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해 발표했다. 현재 메모리 업계에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 규격은 8단의 24GB 용량이다. 마이크론이 양산을 시작한 5세대 제품 역시 8단 24GB다.

배용철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의 고용량 솔루션 니즈에 부합하는 혁신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HBM 고단 적층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고용량 HBM 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 제품의 샘플을 이미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경우 같은 12단 36GB 제품의 샘플을 내달부터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세 업체가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하는 모양새다.

HBM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HBM의 경우 수익성이 좋은 데다가 시장 규모도 급증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프랑스 시장조사기업 욜 그룹은 올해 HBM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50% 성장한 14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3사 모두 HBM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현재 일반 제품의 수요 약세로 모두 HBM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HBM 생산능력을 무한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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